중계동성당 게시판

복사단 도보성지순례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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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 [credo] 쪽지 캡슐

2005-07-23 ㅣ No.5644

 

 

 

 

중계동 성당의 꼬마 천사들,

복사단 친구들과 함께 무사히 도보 성지 순례를 마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해마다 여름 방학이면 복사단 친구들과 야외 행사를 갖습니다.

수영장을 데려 갈까? 아님 놀이동산을 갈까? 계곡으로 놀러갈까? 등등...

어디로 갈까??? 고민에 빠져 있던 저에게 주임신부님께서 멋진 아이디어 하나를 주셨답니다.

 

"도보성지순례"

여름 날, 어린 아이들에게 있어서 결코 쉽지 않을 도전으로 다가 온 제안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얼 하느냐, 어딜 가느냐 보다 더 중요한 것.

그것은 바로 '어떤 의미'가 있는 일이냐 겠지요.

분명 "도보성지순례"는 크나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지도를 펴 놓고, 여기 저기 수소문을 해 보고, 여러 본당에 자문도 구해 보고...

여름 날 땡볕도 고려해야 하고, 쉴 장소도 있어야 하겠고,

이왕이면 도시를 떠난 자연 안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고...

요리 죠리 생각을 해 본 끝에...

 

결국,

김대건 신부님의 발자취를 따라 골배마실, 은이공소, 미리내 성지를 기점으로 한 순례를 계획했습니다.

 

김대건 신부님의 유년시절,

그러니까 지금의 우리 복사단 어린이들 만할 적의 발자취가 서려있는 골배마실.

 

세례를 받고 중국 유학을 떠나고, 사제가 되어 고국에 돌아와 첫 미사를 봉헌하고,

사목의 주요 거점으로 삼으신 은이공소.

 

그리고 순교 후 그분의 유해가 안치 되었던 미리내.

 

특별히 은이공소와 미리내 산길은 김대건 신부님 생전에 당신이 주로 다니시던 길이요,

순교 후에도 유해가 이동하신 길이니,

그 산길을 넘으며 고통을 묵상하는 것 자체가 복사 아이들에게 엄청난 체험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약간은 걱정하던 바와 다르게 우리 꼬마 천사들은 험준한 산길을 잘 넘었답니다.

은이공소와 미리내 사이를 김대건 신부님이 다니시건 고갯길이 세개가 있었으니,

이름하여 신덕, 망덕, 애덕 고개.

한 마디로 산을 세 개나 넘은 샘이지요.

 

때론 아스팔트 열기가 온몸을 후끈 달아오르게 하여,

찜질방에서 런닝 머쉰을 달리는 느낌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한 보 한 보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으며 여름의 태양 열기를 이겨냈습니다.

그렇게 꼬박 오후 여섯시간을 촘촘히 걸어 완주한 그들이 얼마나 이쁘고 사랑스러운지 모릅니다.

 

위의 사진은 힘겨웠던 여정을 마치고 미리내 김대건 신부님 경당 앞에 모여 

모자를 던지며 우리와 함께 하신 하느님을 찬미하고 서로를 축하하는 모습입니다.

 

너무 멋진 모습 아닙니까?

 

목이 마르고, 다리가 아프다고 힘들어 할 때면 아이들한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얘들아, 지금은 고통스럽지만, 분명 오늘이 평생 너희에게 멋진 추억으로 남을 거란다."  

 

분명 아이들 가슴 속에는 세상 그 무엇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추억과

신앙에 대한 그 무엇이 새겨져 있을 것입니다.

또 그런 아이들 만이 지을 수 있는 영광의 저 표정!(정말 작품이닷!!)

 

지금 즈음 고단한 다리 쭉 뻗고 코~ 자고 있겠지요.

자랑스러운 그들에게 주님의 강복을 청합니다.  

 

특별히 이번 여정에 헌신적인 수고로 함께 하신 분들께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답사부터 시작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궂은 일에 함께 한 신학생들.

복사들 간식을 매 포스트 마다 손수 공수하시면서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을 이루어 주신 자모님들.

도보 순례 대열에 함께 하시면서 힘들어 하는 아이들의 오른 팔이 되어 주신 수녀님들.

보이지 않는 부분들까지 신경쓰시고 아이들의 삼촌 역할을 해 주신 중고등부 주일학교 선생님들.

목마름에 지친 아이들에게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들고 미리내까지 오신 사목회장님, 여성 총무님.

결정적으로 "도보성지순례"라는 멋진 작품의 제안을 주시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 주신 주임신부님.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 주신 하느님 아버지!!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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