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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죽도록 그리울 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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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요한 [kai-john] 쪽지 캡슐

2000-09-10 ㅣ No.1530

누군가가 죽도록 그리울 땐

 

 

 

그리운 만큼 시를 써 보세요

 

 

 

그리운 이가 먼 추억 속 비틀걸음이면

 

 

 

마지막 한 줄은 비워 두세요

 

 

 

왜냐하면 조금씩 잊혀짐이 서러워

 

 

 

거짓맹세로 메워질테니까요

 

 

 

쓰고 난 후 다시 쓰고 싶은 부분을

 

 

 

하나씩 지워 보세요

 

 

 

지워진 사연이

 

 

 

바로 당신이 그리워하는 이유일 겁니다.

 

 

 

 

 

 

 

누군가가 죽도록 그리울 땐

 

 

 

나즉한 소리로 콧노래를 부르세요

 

 

 

알록달록한 기억의 때묻은 노래라도

 

 

 

태연한척 선웃음을 지으며

 

 

 

애조띤 목소리로

 

 

 

한밤중 고요한 틈 속으로 흘려 보내세요

 

 

 

엇갈린 아쉬움 속으로 은은히 띄워 보내세요

 

 

 

부르다 절로 두 눈이 감겨지면

 

 

 

그 부분이 바로

 

 

 

당신이 그리워하는 이유일 겁니다.

 

 

 

 

 

 

 

누군가가 죽도록 그리울 땐

 

 

 

살랑한 바람이 부는 날,

 

 

 

한적한 오솔길도 거닐어 보고

 

 

 

발길 가는 대로 무작정 따라 가세요

 

 

 

그리고 문득 걸음이 멈춰지는 곳에서

 

 

 

수화기를 들고 고백하세요

 

 

 

그 고백이 바로

 

 

 

당신이 그리워하는 이유일 겁니다.

 

 

 

 

 

 

 

그래도 죽도록 그리울 땐

 

 

 

결국 당신의 사랑이 시작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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