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성당 게시판

시샵님, 만두 먹고 싶어요!

인쇄

이재화 [Lanselmo] 쪽지 캡슐

1999-12-09 ㅣ No.1801

+ 그리스도 우리의 먹거리

 

  배나무 시샵님의 글을 읽고 나니 갑자기 만두가 먹고 싶어 지는 군요!

  제가 이 본당에 오고 얼마 후 레나 수녀님과 시샵님과 함께 먹었던

  만두 라면의 감격이 생각납니다. 갑작스런 부탁에 - 사실 장난기가

  발동해서 한번 해본 말이었는데 - 선뜻 응해주시고 편안하게

  대해주시던 시샵님의 모습이 제게는 인상깊은 것이었습니다.

  사실 동부이촌동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갖고 있었는데, 이 사건은

  저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시샵님의 말씀대로 먹거리는 인간관계안에서 없어서는 않될 중요한

  것입니다. 먹거리의 가치는 그 재료의 고급스러움에 있는 것이 아니

  라 먹거리를 통해 인간관계가 풍요로워 질 수 있느냐에 달려있겠지요?

  단순히 먹거리를 나누는 것이 것이 아니라

  마음과 정을 나누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예수님이 왜 그토록 많은 이들과 어울려 - 먹보요 술꾼이라는

  비난을 감수하시면서 - 먹거리를 나누셨는지 조금은 이해할 것

  같습니다. 수 많은 회식자리를 갖게되는 저로서는 많은 반성이

  요구되는 부분입니다.

 

  성당에 나오시면서 아이들과 함께 만두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없어졌다는 시샵님의 말씀은 제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가정 생활과 신앙생활은 둘이 아니라 하나라고 쉽게 말씀드리지

  못하는 것은 우리네 현실이 그 둘을 조화시키기에 벅차다는 사실을

  제 자신이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럴수록 더욱 죄송스런 마음뿐입니다.

 

  앞으로 한달여간은 많은 모임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많은 모임들이 단순한 행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채울 수 있는 정이 넘쳐 흐르는

  만남의 장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이번 성탄절에는 가정과 신앙을 조화시킬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선물로 주시길 기원하면서....

 

  (추신)

  챨리 채플린이 나왔던 영화의 제목은 ’모던 타임즈’입니다.

  지우,혜지 그리고 엘리야씨와 만두를 만드시면 몇개 정도는 나누어

  주시겠지요? 만두가 탐이 나서가 아니라 만두에 담길 가족간의

  사랑이 부러워서 입니다.

 

 



60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