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동성당 게시판

지금 당신의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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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환 [kenny22] 쪽지 캡슐

2000-12-11 ㅣ No.967

  

 

 

 

나는 당신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합니다.

 

어둠 속임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얼굴은 하이얀 모습 그대로입니다.

 

여전히 눈이 내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밤인데도 불구하고 온 세상이 새하얗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잠시 머뭇머뭇하다가 집 대문을 열고 들어가기 직전에 절 돌아보며 생긋, 웃었습니다.

 

...... 조금 전에 우리는 첫키스를 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찌꺼기를 내리는 눈이 덮어주고

 

바람마저 잔잔해 당신의 미세한 살떨림 소리조차 들을 수 있었던 밤에

 

저는 세상에서 가장 순결한 마음으로 세상에서 가장 순결한 당신의 입술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서로 아무 말도 못 하고 집 앞까지 어색한 발걸음을 했던 것입니다.

 

그런 다음 우리는 지금까지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끔 당신 생각을 합니다. 당신을 떠올릴만한 일상의 소품을 대할 때 그렇습니다.

 

그러나 당신을 떠올릴 때 제일 먼저 다가오는 것은 첫키스의 달콤한 감촉이 아닙니다.

 

바로 제게 마지막에 보여줬던 미소입니다.

 

 

저의 무례를 관대하게, 그리고 그윽하게 포용하는 듯한 그 미소가

 

언제나 당신을 향한 그리움의 시작입니다.

 

 

 

 

나가기 전에 거울을 봅니다.

 

어쩌면 지인들에게 마지막 모습일지도 모를 이 얼굴이 참으로 보기 좋도록

 

볼 근육도 늘려서 미소도 지어보고 손에 물기를 묻혀 머리를 올려보기도 합니다.

 

미소란 타인에게 주는 무언무량(無言無量)의 선물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사랑하려는 지난한 몸짓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자아, 식구들에게. 가까운 이웃에게...

 

이 글을 다 읽으셨으면 모니터를 거울이라고 생각하시고   가만,~~ 미소 띠어보시길.

 

보입니다.~~

 그리고 그만큼만 기억하겠습니다.^^

 

 

 

또 퍼 왔습니다.

소금 창고에서

전파하기위하여,,,

행복을...

따스한 삶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기 위하여....

그리하여 사는 법을 배우기 위하여...

 

언제나 부족한 하느님의 종,  머슴, 김씨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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