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깜.복.기 6/24(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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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petrojin] 쪽지 캡슐

2004-06-24 ㅣ No.3306

다해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복음 : 루가 1,57-66.80

 

"에이 무슨 말씀을...에이 말도 안돼..."

 

오늘 복음에서 즈가리야는 평생 벙어리로 살아 왔습니다. 게다가 엘리사벳과의 사이에 자식마저도 없어 삶이 그리 평탄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즈가리야는 왜 왜 벙어리가 되었을까? 그는 나이 많은 아내인 엘리사벳이 아이를 갖게 된다는 천사의 말에 "에이 무슨 말씀을... 에이 말도 안돼..."그랬다가 덜컥 벙어리가 된 사람입니다.
그런 그에게 행방을 체험할 수 있게 해 준 사건은 바로 하느님의 놀라운 자비를 인식하던 순간이었습니다. 즈가리야는 하느님의 뜻을 따름으로써 비로소 입이 열리고 혀가 풀립니다. 법률과 규칙, 규정에 사로잡혀 살아오던 그가 마음과 정신이 변해 자신의 마음 안에서 활동하시는 성령을 따릅니다.

 

우리네 삶도 어쩌면 즈가리야의 삶을 닮은 부분들이 있음을 부정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느님 안에서만 주어지는 참된 해방의 기쁨과 평화는 다른 것이 아닙니다. 내 뜻을 조금은 죽이고 내 안에서 활동하시는 성령의 안배를 믿고 실천할 때 얻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그 자비를 깨닫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한다면 즈가리야처럼 말문이 막힌 사람으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만약 하느님의 힘으로 내 힘으로 내 능력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하는 경우 교만의 싹이 주님을 보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성령께서 나에게 원하시는 것과 내가 내 안에서 원하고 있는 것 사이의 식별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퍼주시는 사랑을 망각한 채 나 잘난 맛에 살아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요한 대축일을 맞은 오늘 요한이 소개한 그분을 제 삶 속에서 발견할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그래서 즈가리야가 말문이 트이는 그 시원함과 해방감을 맛보았듯이 우리들 역시도 시원한 해방감을 맛볼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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