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성당 게시판

가슴으로 드리는 기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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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수 [shipjaga] 쪽지 캡슐

2000-10-06 ㅣ No.2736

(’가슴 중심적인 기도를 넘어서’에서 발췌했습니다)

 

마태오 복음서 25장을 보면 최후의 심판 장면이 있습니다. 양과 염소를 가르는

 

장면입니다. 예수님께서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으며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다"고 말씀하실 때 의인들은 "언제 저희들이 그렇게

 

했습니까?" 하고 되묻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그 의인들이 "예! 맞습니다.

 

저희들이 그렇게 했습니다." 하고 말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 둘의 차이는

 

아주 큽니다. 앞의 답변은 타인 중심적인 삶을 살면서 타인 중심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하고 타인과 완전히 하나가 되어 살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뒤의 답변은 그들이 그렇게 했다는 것을 모두 기억하고 있는

 

것입니다. 거기에서 ’너와 나의 구별’이 있고, 내가 하고 있는 것을 나 자신이

 

모두 기억하고 있습니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것조차 기억하지 못하며 알지도 못하고,

 

사랑받은 것만을 기억하고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이러한 사랑은 타인 중심적인

 

사랑이기에 다른 사람의 약점이나 죄는 뒤로 감추게 됩니다. 하지만 이기적인

 

사랑은 사랑받은 것은 기억하지 못하고 남에게 준 것만을 기억하는 사랑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무엇을 해주었는지를 기억하는

 

사람들입니다.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네가 감히 나를 이렇게 대하다니"

 

하고 말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러한 사랑은 자기 중심적인 사랑이며, 다른

 

사람의 약점이나 죄를 기억하는 사람들입니다.

 

( 저는 이 대목을 읽고 기운이 많이 빠졌답니다. 저 또한 이 글에서 말하는

 

’자기 중심적인 사랑’이었던 것 같기에 말입니다.

 

전에 어떤 자매님이 피정에서 수녀님의 "마음으로 기도해야 합니다"라는 말을

 

듣고 그 이후로 묵주기도를 소홀하게 되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기도가 마음에 와 닿지않고 의무감으로 할지라도 꾸준히 기도를 하면

 

마음으로 기도하게 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처럼 저희도 ’자기 중심적인

 

사랑’에 가까운 사랑일지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타인 중심적인 사랑’에

 

가까와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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