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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한 자태 " 능소화 "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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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미 [agnes4] 쪽지 캡슐

2004-07-19 ㅣ No.4959



"""성당마당에서 우리를 맞이하는 능소화 이야기"""


구중궁궐의 꽃, 능소화의 전설

옛날에 복숭아 빛 같은 뺨에 자태가 고운
" 소화 " 라는 어여쁜 궁녀가 있었다.
임금의 눈에 띄어 하룻밤 사이 빈의 자리에 앉아
궁궐의 어느 곳에 처소가 마련되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임금은 그 이후로 빈의 처소에 한번도 찾아 오지를 않았다.

빈이 여우같은 심성을 가졌더라면 온갖 방법을 다하여 임금을 불러들였건만
아마 그녀는 그렇지 못했나 보다.

빈의 자리에 오른 여인네가 어디 한 둘이었겠는가?
그들의 시샘과 음모로 그녀는 밀리고 밀려
궁궐의 가장 깊은 곳 까지 기거 하게 된 빈은



혹시나 임금이 자기 처소에 가까이 왔는데 돌아가지는 않았는가 싶어
담장을 서성이며 기다리고, 발자국 소리라도 나지 않을까?
그림자라도 비치지 않을까?
담장을 너머너머 쳐다보며 안타까이 기다림의 세월이 흘러가고 있었다.



어느 여름날 기다림에 지친 이 불행한 여인은 상사병 내지는 영양 실조로
세상을 뜨게 되었다.

권세를 누렸던 빈이었다면 초상도 거창했겠지만
잊혀진 구중궁궐의 한 여인은
초상조차도 치루어 지지 않은채...

‘담장가에 묻혀 내일이라도 오실 임금님을 기다리겠노라’
라고 한 그녀의 유언을 시녀들은 그대로 시행했다.



더운 여름이 시작되고 온갖 새들이 꽃을 찾아 모여드는때 빈의 처소 담장에는
조금이라도 더 멀리 밖을 보려고 높게, 발자국 소리를 들으려고 꽃잎을
넓게 벌린 꽃이 피었으니 그것이 능소화다.


덩굴로 크는 아름다운 꽃이란다.

아무튼 능소화는 세월이 흐를수록 더 많이 담장을 휘어감고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데 그 꽃잎의 모습이 정말 귀를 활짝 열어 놓은 듯 하다.



한이 많은 탓일까?

아니면 한 명의 지아비 외에는 만지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을까?
꽃 모습에 반해 꽃을 따다 가지고 놀면 꽃의 충이 눈에 들어가 실명을
한다니 조심하세요.

장미는 그 가시가 있어 더욱 아름답듯이 능소화는 독이 있어 더 만지고 싶은
아름다움이 있다.
(실제는 독이 없으며 꽃가루가 피부에 묻으면 가려움이 있다고 함)



"명예" 라는 꽃말과 매력적인 당신은 삶의 기쁨을 알고 있는 사람이며
그 기쁨을 연인에게도 나누어주십시오."라는 꽃점을 가지고 있다한다,

조선 말 까지만 해도 아주 귀했던 꽃으로 양반집 정원에만 심을 수 있었고,
일반 상민이 능소화를 심어서 가꾸면 곤장을 때려 다시는 심지 못하게 하였고,
그래서 이 꽃을  " 양반 꽃 " 이라고도 하며
여름부터 피는 적황색 나팔 모양의 꽃은 개화기간이 80일 정도 이어지고
색상이 화려하고 기품이 있으며 젊고 생기 있는 꽃으로도 유명하며
능소화 꽃은 시들지 않고 떨어지며


꽃이 지는 순간까지도 만개할 때의 싱싱함을 그대로 유지하다가,
만개할 때의 그 모습 그대로 낙화되어 땅위에 떨어져서 시들기 때문에
나무 위에 피어 있는 능소화 꽃은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완전하고 싱싱한 고고한 전통미인의 자태를 가지고 있다한다.



성당 마당에  심은지 몇년되지 않은것 같은데 환한 자태로 우리들을 맞이하는  " 능소화 "

떨어진 꽃이 아름다워 옆의 화분에다 살짝 올려 놓은걸 보았다. 

우리의  어린 아이들이 꽃을 만질때 주의를 바라면서 이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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