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십리성당 게시판

어느 젊은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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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균 [janggyoun] 쪽지 캡슐

2000-04-07 ㅣ No.1182

어느날 나그네 한사람이 초행길의 깊은 산중에서 깜깜한밤에 길을잃고 헤매게 되었담니다

그러다가 재수없게 발을 잘못딛어서 깊이가 얼마나 될지 어둠속에서 알수조차없는 절벽에서

떨어지다가 나무가지를 붙잡고 우선은 목숨을 부지할수있게 되었담니다.

그렇게 매달려 있자니 손과팔의힘은 점점 스스로를 지탱할수없게 되어가는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생전에 해보지도 않던 기도를 합니다

"하느님이든지 산산령이든지 누구라도 좋으니 제발 나를 이 위기에서 구해주십사"하고

그 기도(祈禱)가 어찌나 간절했던지 하느님께서 나타나시여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너를 구해주기전에 네가 꼭 해야할 일이 있느니라"

이 나그네가 그소리를 듣고는대답합니다. 저를 구해주신다면 무슨일이라도 제가 하겠습니다

하고,   그러니까 그 나그네는 자기의지를 하느님께 양보할 뜻이 있음을 고백한것입니다

하느님은

" 너는 나를 믿어야 한다. 그렇게 할수 있느냐? " 하고 물었습니다

나그네는

그까짓 믿는것쯤이야 밑천도 안 들어가는 일인데 못 믿을께뭐람! 하고 생각하고는

" 예 믿고 말고요 " 하고 대답했습니다

하느님은 거듭 거듭 세번이나 같은 질문을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나그네는 더욱더 큰소리로 믿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하느님은 그에게 다시 말씀하심니다

"그러면 내가 너를 구해주겠다" 하시고는   

네가 잡고있는 가지를 놓아라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이소리를 들은 절벽끝 나무가지에 매달려 있는 나그네는 기도 안차는 것이었습니다

붙잡고있는 나무가지를 놓으면 천길 만길이나 될지도 알수없는 절벽밑으로 떨어져

죽을텐데 이것을 놓으라니 .....

그는 그렇게 할 마음이 없어졌습니다. 자유의지를 양보하여 하느님을 믿고 자신을

맡기겠다던 마음은 온데 간데 없어졌습니다

이제는 자기스스로의 힘으로 악착같이 버틸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했습니다

하느님을 원망 하면서...........

날이 밝았습니다. 한 길손이 그 근방을 지나가다가 한구의 시체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나그네는 체3미터도 안되는 높이의 절벽아래에 떨어져 죽어 있었답니다

자기 힘에만 의지하고 발버둥치다가 그만 기진 맥진하여 떨어져 죽고 말았던 것입니다

 

   김무웅신부님의 미사중 강론말씀에서 인용하였습니다  청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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