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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간이역에서밤열차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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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국 [skpaul] 쪽지 캡슐

2004-03-03 ㅣ No.493

 

낯선 간이역들,

 

 

삶이란 것은 결국 이 간이역들처럼

 

잠시 스쳤다 지나가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스친 것조차도 모르고 지나치는 것은 아닐까

 

 

 

달리는 기차 차창에 언뜻 비쳤다가

 

금세 사라지고 마는 밤풍경들처럼

 

내게 존재했던 모든 것들은

 

정말이지 얼마나 빨리 내 곁을 스쳐 지나갔는지

 

 

 

돌이켜보면, 언제나 나는 혼자였다

 

많은 사람들이 내 주변을 서성거렸지만

 

정작 내가 그의 손을 필요로 할 때는 옆에 없었다.

 

저 만치 비켜 서 있었다

 

그래, 우리가 언제 혼자가 아닌 적이 있었더냐

 

 

 

사는 모든 날이 늘 무지개 빛으로 빛날 수만은 없어서,

 

그래서 절망하고 가슴 아파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나는 그리웠던 이름들을 나직히 불러보며

 

이제 더이상 슬퍼하지 않기로 했다

 

 

 

바람 불고 비내리고 무지개 뜨는 세상이 아름답듯

 

사랑하고 이별하고 가슴 아파하는 삶이 아름답기에

 

밤열차는 또 어디서 흘러가는 것인지...

 

 

 

                비오는간이역에서밤열차를 탔다 / 이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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