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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일이 힘겨운 어느 날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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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소원 [sowon] 쪽지 캡슐

2004-04-12 ㅣ No.532

 

어느 날인가 올 풀려나가는 털실 스웨터처럼

   내 몸에서 생명의 힘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생각했지요

 

   나를 떠나가는 실 줄기를 따라가 보았답니다

   그랬더니 하느님께서 실 뭉치를 들고

   내 몸에서 풀려나가는 헌 실을 감고 계셨답니다

 

   그분께서는 이어 두 손으로 손수

   제가 갖고 싶었던, 입고 싶었던 몸과 옷을

   한 올 한 올 새로 만들어주기 시작하셨답니다

 

   살다가 사는 일이 힘겹게 느껴지는

   어느 날 있으면 잊지 말고 생각하세요

   하느님께서 나를 위해

   새 몸과 새 옷을 만들려고 하신다는 것을

 

   최석우 詩《사는 일이 힘겨운 어느 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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