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동성당 게시판

슬픈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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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혜 [serena10p] 쪽지 캡슐

2000-01-22 ㅣ No.950

옛날에 하늘과 바다가 사랑을 했대요. 사람이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계속되는 긴 사랑을 말에요. 둘은 서로를 너무도 사랑해서 하늘은 바다를 닮아ㅏ 바다색이 바다는 하늘을 닮아 하늘색이 되었습니다. 어스름 저녁이면 바다는 하늘에게 "사랑해"를 속삭였고 그 말을 들을 때마다 하늘은 부끄러워서 빨갛게 물들었습니다. 그런데 구름도 하늘을 사랑했습니다. 하늘이 너무 높고 깨끗해서 구름도 반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하늘은 바다만 쳐다보았습니다. 구름이 아무리 하늘을 사랑한다고 고백해도 하늘은 오로지 바다 생각 뿐이었습니다. 생각다 못한 구름은 어느날 하늘을 전부 가려버렸습니다. 자신의 사랑을 받아 주지 않는 하늘이 너무 미워서..... 더 이상 서로를 볼 수 없게 된 하늘은 너무 슬퍼서 눈물만 흘렸고 바다도 하늘이 그리워 파도로 몸부림을 쳤습니다. 바다는 매일 맬일 구름에게 한번만이라도 하늘을 보게 해달라고 물바다로 애원했습니다. 결국 둘의 애절한 사랑을 보다 못한 바람이 구름을 멀리 쫓아버렸습니다. 구름은 자꾸 자꾸 바람에게 밀려갔습니다. 다시는 하늘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없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안타깝게 흘리는 눈물이 비가되어 창문에도 우산에도 우리 머리 위에도 떨어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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