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동성당 게시판

나는 해가 지는 것을 보는 게 좋아. 우리 해 지는 것을 보러 가."

"그렇지만 기다려야만 된단다....."

"뭘 기다려?"

"해가 지는 것을 기다리지."

처음에는 네가 아주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그런 네 자신에 대해 깔깔 웃었지. 그리고 이런 말을 했어.

"나는 아직도 우리 잡인 줄 알았어!"

사실 그렇다. 누구나 알다시피 미국이 정오이면 프랑스는 해가 진다. 해가 지는 것을 보려면 일분 동안에 프랑스에 갈 수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프랑스는 너무 멀리 있다. 그러나 네 작은 별에서라면 몇 걸음만 의자를 끌어당기면 되었다.  네가 그것을 보고자 할 때마다 넌 황혼을 바라볼 수 있었지.

"어느 날, 난 마흔 세 번이나 해 지는 걸 구경했어."

그리고 조금 있다가 이렇게 덧붙였다.

"아저씨도 알 거야..... 아주 쓸쓸할 때는 해 지는 구경을 하고 싶다는 걸......"

"그럼 마흔 세 번이나 해 지는걸 구경하던 날, 넌 그렇게도 쓸쓸했었니?"

그러나 어린 왕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당신이 쓸쓸할 때는 무엇을 하시는지요....

우리의 어린 왕자는 그러했답니다....

늘 제자리로의 향하는 우리네 발걸음은

그 석양만큼이나 반복적이지만

그 만큼 아름다운가 봅니다.

이제는 `어린왕자’를 `어린왕자’답게(?) 읽을 수 있는 나이가 되어버렸습니다.^^;;

몇 번을 되풀이할지라도 우리를 새롭히는 것이 여기에 있습니다.  

당신께로 떠나는 여행에 잠시 머문 우리의 어린왕자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