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2동성당 게시판

빈자리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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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영 [shy] 쪽지 캡슐

2000-03-22 ㅣ No.1050

"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내 안에서 사시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것은 나를 사랑하시고

또 나를 위해서 당신의 몸을 내어 주신

하느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갈라디아 2:20) "

 

 

 

항상 곁에서 함께 있어줄때는 상대방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 인가를 실감하기가 힘든것 같아요.

 

그러다가 갑자기 안보이게 되면 그때가서 깨닫게 되곤하죠.

 

오늘은 더 제가 있는 이곳이 썰렁하게 느껴져요.

저의 옆 자리가 비어있거든요.   이틀씩이나.

누가 바늘이고 누가 실인지는 모르지만

바늘은 있는데 실이 없으니까 좀 허전하기도 해요.

 

혼자서 이것저것

그런데다 다른날보다 좀 어수선했거든요.

아침부터 혼나기도 하고,.........

 

가끔씩 아무도 제마음을 몰라줄때는

적어도 제가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는 사랑하는 그분이

계시다는 것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몰라요.

 

바깥은 따뜻한 봄인데 이곳은 아직도 추위가 덜가신걸 보니

역시 혼자서는 살아갈수가 없나 봅니다.

 

 

가끔씩

그분을 볼때마다

남자들이 가족들을 위해

밖에서 여러모로 애쓰시고 계시다는 것을 느끼게되요.

 

힘들거나 몸이 아퍼도 자녀들의 생계를 위해서   

일터로 나가야만 하는 그런 직장인들.

 

어렸을땐 부모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만 되는 줄 알았는데,.........

제가 직장생활을 하고보니까 아버지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할수 있었어요.

 

그땐 밤늦게 들어오시는 아버지를 보면 조금도 이해할수가 없었거든요.

차라리 안계시면 잠이나 편안히 잘수 있을텐데,.......

요즘엔 직장 생활 이런저런 이야기들은 아버지와 대화가 통해요.

 

 

특히 오늘은 더  아버지가 계시다는 것이 소중하고 고맙게 느껴집니다.

 

부모님께 매맞을땐 싫으면서도 자녀들땜에 걱정하시는 모습을 뵐땐 마음 한구석이 아파옵니다.

아이들이 다 커서 출가를 하고 어른이 됐어도 자식 걱정땜에 잠 못이루시는 부모님들.

 

그래서 부모가 되봐야지 그분들의 마음을 이해할수 있는것 같아요.

 

아이땜에 출근도 못하시고 병원에서 밤을 지새우시다가 오히려 병이 나셨나 본데,.........

 

 

그때가,.......

저땜에 마음고생하셨을 부모님의 모습이 어렴풋이 떠오릅니다.

 

못난 저땜에 아버지께서 출근도 못하시고 이곳저곳 병원에 데리고 가셨었는데,.......

 

아퍼서 학교를 휴학하고 병원에 입원했을때,..........

저땜에 어머니께서 몰래 우시는 소리를 들었을때,........

 

그렇게 제멋대로인 저.

그냥 내버려두시지 않고,..........

 

그때 부모님께서 얼마나 저를 사랑하고 계시는지를 알았습니다.

제가 그분들에게 있어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아직은 미혼이기땜에 제가 부모님들의 마음을 다 헤아릴순 없지만

좀더 철이 들고 나를 사랑하게 된다면 그땐 이해할수 있겠죠.

 

 

이젠 저의 옆자리가 비어있지 않았음 좋겠어요.

특히 몸이 아퍼서 결근하는 걸로는.

어서 건강한 모습으로 뵐수 있었으면,......

병원에서 주는 밥 먹으며 살아보지 않았다면

건강이 얼마나 살아가는데 필요한가를 실감하기 힘들거예요.

 

매순간 전 그분께서 주신 삶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주는 이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저에겐 큰 즐거움이며

제가 지금 숨쉬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줄 모릅니다.

 

그리고

 

8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지금에서야 알았습니다.

왜 미처 몰랐는지 제자신을 탓하기도 하면서,...........

또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만 했지만

그것들에 대한 미련도 조금도 후회도 없습니다.

 

포기하므로써 제가 얻은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것인가를 이제야 알게됐으니까요.

가장 행복했던 것은 살아계신 하느님을 뵈었을때인것 같아요.

보이진 않지만 산소처럼 없어서는 안될 사랑하는 그분.

 

나무가 뿌리 없이 몸뚱이만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금세 쓰러지고 말거예요.

 

이젠 저를 지탱해주는 그런 분이 계시기에 힘들고 괴롭더라고 용기를 얻고 희망을 가져봅니다.

그리고 또다시 쓰러지지 않을거라는 확신도 함께 말이예요.

 

가슴속에 담아두고 살았는데 꼭 하고 싶은

지금 살면서

함께 하고 있는 모든 분들께

 "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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