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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순 [appol] 쪽지 캡슐

2004-10-14 ㅣ No.4682

.. 「이놈」과『선생』


옛날에 나이 지긋한 백정이
장터에서 푸줏간을 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백정이라면
천민 중에서도 최하층 계급이었다.

어느날 양반 두 사람이 고기를 사러 왔다.

첫 번째 양반이 말했다.

"야, 이놈아 ! 고기 한 근 다오."

"예, 그러지요."

그 백정은 대답하고 고기를 떼어주었다.

두 번째 양반은 상대가
비록 천한 백정이지만,
나이 든 사람에게 함부로
말을 하는 것이 거북했다.

그래서 점잖게 부탁했다.

"이보시게, 선생.
여기 고기 한 근 주시게나."

"예, 그러지요, 고맙습니다."

그 백정은 기분 좋게 대답하면서
고기를 듬뿍 잘라주었다.

첫 번째 고기를 산 양반이 옆에서 보니,
같은 한 근인데도 자기한테 건네준
고기보다 갑절은 더 많아 보였다.

그 양반은 몹시 화가 나서
백정에게 소리를 지르며 따졌다.

"야, 이놈아! 같은 한 근인데,
왜 이 사람 것은 이렇게 많고,
내 것은 이렇게 적은 거냐?"

그러자 그 백정이 침착하게 대답했다.

"네, 그거야 손님 고기는「놈」이 자른 것이고"
"이 어른 고기는『선생』이 자른 것이니까요?"

말 한마디가 천냥 빛을 갚는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

말은 위대한 생명이 있다.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작은 시골 천주교회의 주일 미사에서
신부님을 돕고 있던 한 소년이 실수를 하여
제단의 성찬으로 사용할
포도주를 담은 그릇을 떨어뜨렸다.

신부님은 즉시 소년의 뺨을 치며
소리를 지르고 저주의 말을 내 뱉았다.

"어서 썩 물러가라,
다시는 제단 앞에 오지마!"

이 소년은 장성하여 훗날
공산주의의 대지도자인
유고의 티토 대통령이 되었다.

다른 큰 도시의 천주교성당에서
똑같은 상황이 일어났다.

미사를 돕던 한 소년이
성찬용 포도주 그릇을 떨어뜨렸다.

신부님은 곧 이해와 동정어린 사랑의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조용히 속삭여 주었다.

"응, 너는 앞으로 훌륭한 성직자가 되겠구나."

훗날 이 소년이 자라서
유명한 대주교 훌톤 쉰이 된 것이다.

티토 소년은 그 말대로 제단 앞에서 물러가
하느님을 비웃는 공산주의자가 되었고,
쉰 소년은 그 말대로 성직자로
귀한 하느님의 일꾼이 된 것이다.

우리의 입에서 흐르고 있는 말의 향기가
의심과 저주의 부정적인 말이 아니라
축복과 믿음의 긍정적인 말들이었으면 싶다.

오늘도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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