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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과『선생』
옛날에 나이 지긋한 백정이 장터에서 푸줏간을 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백정이라면 천민 중에서도 최하층 계급이었다.
어느날 양반 두 사람이 고기를 사러 왔다.
첫 번째 양반이 말했다.
"야, 이놈아 ! 고기 한 근 다오."
"예, 그러지요."
그 백정은 대답하고 고기를 떼어주었다.
두 번째 양반은 상대가 비록 천한 백정이지만, 나이 든 사람에게 함부로 말을 하는 것이 거북했다.
그래서 점잖게 부탁했다.
"이보시게, 선생. 여기 고기 한 근 주시게나."
"예, 그러지요, 고맙습니다."
그 백정은 기분 좋게 대답하면서 고기를 듬뿍 잘라주었다.
첫 번째 고기를 산 양반이 옆에서 보니, 같은 한 근인데도 자기한테 건네준 고기보다 갑절은 더 많아 보였다.
그 양반은 몹시 화가 나서 백정에게 소리를 지르며 따졌다.
"야, 이놈아! 같은 한 근인데, 왜 이 사람 것은 이렇게 많고, 내 것은 이렇게 적은 거냐?"
그러자 그 백정이 침착하게 대답했다.
"네, 그거야 손님 고기는「놈」이 자른 것이고" "이 어른 고기는『선생』이 자른 것이니까요?"
말 한마디가 천냥 빛을 갚는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
말은 위대한 생명이 있다.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작은 시골 천주교회의 주일 미사에서 신부님을 돕고 있던 한 소년이 실수를 하여 제단의 성찬으로 사용할 포도주를 담은 그릇을 떨어뜨렸다.
신부님은 즉시 소년의 뺨을 치며 소리를 지르고 저주의 말을 내 뱉았다.
"어서 썩 물러가라, 다시는 제단 앞에 오지마!"
이 소년은 장성하여 훗날 공산주의의 대지도자인 유고의 티토 대통령이 되었다.
다른 큰 도시의 천주교성당에서 똑같은 상황이 일어났다.
미사를 돕던 한 소년이 성찬용 포도주 그릇을 떨어뜨렸다.
신부님은 곧 이해와 동정어린 사랑의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조용히 속삭여 주었다.
"응, 너는 앞으로 훌륭한 성직자가 되겠구나."
훗날 이 소년이 자라서 유명한 대주교 훌톤 쉰이 된 것이다.
티토 소년은 그 말대로 제단 앞에서 물러가 하느님을 비웃는 공산주의자가 되었고, 쉰 소년은 그 말대로 성직자로 귀한 하느님의 일꾼이 된 것이다.
우리의 입에서 흐르고 있는 말의 향기가 의심과 저주의 부정적인 말이 아니라 축복과 믿음의 긍정적인 말들이었으면 싶다.
오늘도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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