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성서 주간 강론(차 혜연 율리안나 자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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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동홍보팀 [chunggye] 쪽지 캡슐

2004-11-22 ㅣ No.4789

 

 

성 서 주 일 강 론 (11월 21일)


성서봉사자 차혜연 율리안나


“일어나 비추어라. 야훼의 영광이 나를 비춘다.”

하느님께서는 30년 전 “너는 사랑하는 딸, 내 마음에 드는 딸이다” 하시면서 세례성사를 통해 주님의 자녀로 불러주셨지만 월동준비가 되어 있지도 않는 상황에서 제 인생의 겨울이 다가왔습니다.

결혼 8개월 만에 남편은 29세의 나이에  뇌졸중으로 쓰러져 신혼의 봄날은 혼돈의 물살위로 날아가 버리고 제 인생은 하느님께 압류당하고 말았습니다. 신앙의 발자국도 떼지 못하여 하느님, 예수님, 성모님, 성령님이란 단어조차 생소한 저였지만 믿음이 없는 제가 극도의 고통 앞에서 감사의 기도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이 기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 인생에 두 단어를 끼워 넣는다면 감사와 희망이었습니다. 주님께서 모퉁이마다 밝혀놓으신 희망의 횃불을 통해 지켜주고, 건져주고, 고쳐주고, 구원해주시리라는 확신 있는 믿음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절망의 사막에서 울부짖는 남편의 기도는 “요를 걷어 가지고 집으로 가라” 고 하신 중풍환자의 치유처럼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7년 만에 자리에서 일어나는 선물을 받았습니다. 감사의 응답으로 하느님의 종이 되어 세상 것을 버리고 20여년을 봉사의 길만 갔습니다.

집안에서 가장으로서의 책임보다 고통 받는 이들에게 기쁨을 주기위해 찾아가는 남편에게 믿음이 부족한 저는 성당에 가면 돈주고 밥이 나오느냐고 핍박을 가했습니다.

남편 요아킴은 지금까지 3번이나 쓰러지고 일어나면서 지금은 미세한 보조신경 하나로 의지하면서 육신의 불편함에 한 마디의 불평도 없이 언제나 있는 듯 없는 듯 살았던 사람, 40년 동안 온몸에 파편 조각을 담고도 국가에 분노하지 않고 보상도 요구하지 않았던 사람, 평생 만원 짜리 보다 천원짜리 몇 장 지니면서도 30년 동안 결혼기념일과 가족 생일에는 장미 한 송이 건네며 미안하다는 말한마디 하는 사람, 정해진 시간경 기도 시간을 꼭 지키면서 고통 속에 있는 영혼을 위해 온 마음을 불사르며 우리 가정을 수도원으로 지키는 사람. 제 남편 요아킴은 작은예수님입니다.

남편은 욕심 많고 자존심 강한 저를 회개와 은총의 시간 속으로 밀어내며 복을 전해주는 여인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주님의 도구였다는 것을 성서공부를 통해서 깨달았습니다. 고통의 끝자락에서도 희망을 끌어안고 달려간 성서공부 시간들을 통해 한 겹, 한 겹 벗겨져 나간 내 안의 거짓자아와 부끄러움들은 “율리안나야, 너 어디 있느냐” 하시는 하느님의 부르심으로 인해 기쁨과 행복의 시간으로 다가왔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어떤 쌍칼날 보다도 더 날카롭게 제 골수를 쪼개는 아픔으로 다가왔지만 광야에서 활활 타오르는 떨기 속에서 살과 피를 태우며 “내가 네 힘이 되어 주겠다.” 하시면서 꼬옥 안아주셨던 나의 아버지 당신을 무진장 사랑합니다.

이사야 예언서의 부르심의 응답처럼 “제가 여기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 하며 “야훼를 믿고 바라는 사람은 새 힘이 솟아나리라. 날개쳐 오르는 독수리처럼 아무리 뛰어도 고단하지 아니하고 아무리 걸어도 지치지 않으리라ꡓ는 복음의 씨앗을 품고 사마리아 여인처럼 확신과 믿음 속에 세상의 물동이를 버리고 복음의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가난함의 위기가 닥쳐올 때마다 갈림길에서 잠깐 머뭇거렸지만 복음은 배움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찾고 기다리고 애타게 그리워하면서 기쁨의 포도주로 변화시켜야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말씀으로 맛들여지고 길들여지면서 모든 생계를 책임지시고 성령으로 감싸주시는 얼짱 하느님을 회장님으로 모시고 온몸으로  사랑해주시는 몸짱 예수님과 온전히 미치지 못하면 미치지 못한다는 배짱을 가지고 사는 저희들 가족을 통해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자녀들도 아브라함의 믿음을 따라 “네 이름은 남에게 복을 끼쳐주는 이름이 되리라”  라는 굳건한 믿음 위에 꾸준한 기도생활과 성서공부와 도시락 속의 넣어준 성서말씀의 편지들이 학교에서도 친구들을 성당으로 이끄는 전교의 장이 되었으며 십일조 생활을 통해 소외받은 이웃과 함께할 수 있는 신앙을 넘겨줄 수 있었습니다.

지난 시간들은 병들고 가난했지만 남편 요아킴의 몸값으로 다시 태어난 가족들은 “마음이 가난한자는 행복하다”는 주님의 행복선언에 동참할 수 있었습니다.

낡은 수건한 장 걸치고 인류의 멋쟁이 되신 예수님은  고통의 끝자락에서 “아침을 들라”하시며 기다려온 희망의 새아침에 구원의 선물로 재롱값과 예수님 품위유지비까지 주시면서 40년 만에 국가유공자라는 하늘나라 연금통장으로 저희 가정을 책임져 주셨습니다.

중계동 성당에서 성서공부가 싹트기까지 준비시켜 주셨던 10년 이라는 시간 타본당, 은행, 백화점, 병원으로 파견된 걸음걸음은 교통비는 물론 하루 2끼도 채우지 못하는배고픔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룹원들과 가슴 가슴이 만나는 묵상 시간은 기도와 사랑과 용서로 멋진 말씀의 식탁이 꾸며졌습니다.

이제 본당 성서공부도 6살 나무로 성장하였고 신명나는 공동체, 함께하는 공동체 안에서 희망의 누룩으로 복음을 전하겠습니다. 성서공부를 통해 토해낸 빨강 단풍, 노랑 은행잎들은 중계동 구석구석에서 예수님, 성모님을 닮은 무지개 빛으로 공동체에서 하느님 영광을 드러낼 것입니다. 당신의 입김으로 당신의 손길로 발길로 지혜로 손수 재단하시어 입혀주신 십자가의 옷에 한올 한올 한땀 한땀 수놓으면서 제 영혼을 불태우겠습니다.

모든 것이 서로 작용하여 좋은 결과를 이루시는 하느님의 섭리를 따라 희망으로 시작한 절망의 물고기는 예수님께서 직접 잡수시고 희망의 바다에서 시작한 저의 신앙생활은 십자가 생나무에 부활의 꽃송이 피우고 사람낚는 어부가 되어 역풍 속에서도 제 인생의 배에 말씀이 사람이 되신 예수님과 함께 세상 속에서 외치겠습니다.

신부님께서 중계동 교회에 쏟으신 열정만큼 한 그룹, 한 그룹은 소중한 작은 교회가 되어 “오늘 이 집은 구원을 얻었다.”는 희망의 메시지 전하는 행복 만들기 봉사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족한 저를 평화의 도구로 불러 주신 주님께 찬미 영광 드리면서 중계동 성당 신부님, 수녀님, 신자분들 모두 사랑하는 마음담아 기도 바구니에 봉헌합니다.

노을이 지듯이 내 목숨이 사라질 때 내 영혼이 부끄럼 없이 당신에게 갈 수 있게 하소서.

예수님 왕이 되어 오실 때 중계동 신자 꼭 기억하여 주십시오. 아멘



20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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