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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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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국 [hik] 쪽지 캡슐

2000-07-01 ㅣ No.3472

        내 자식이 아니다

 

 

아무도 살지 않는 그곳 들녁에

볍씨 하나가 떨어졌다.

 

볍씨는 부지런히 새끼를 쳤다.

 

아무도 살지 않는 그곳 강물에

고기 두 마리가 생겨났다.

 

물고기는 부지런히 알을 슬었다.

 

아무도 살지 않는 그곳 산속에

토끼 두 마리가 나타났다.

 

토끼네도 부지런히 새끼를 낳았다.

 

이내 인간이 왔다.

그 인간은 빈둥거리며 놀면서

벼를 거두어 먹었고,

물고기와 토끼를 잡아먹었다.

 

그 인간은 먹을 것이 더 없자 조물주를 찾아갔다.

"아버지, 먹을 것을 좀 주십시오."

조물주가 대답했다.

"너는 내 자식이 아니다. 돌아가라."

 

그 인간이 펄쩍 뛰었다.

"아니, 왜 내가 아버지의 자식이 아닙니까?"

조물주가 잘라 말했다.

"내가 볍씨와 물고기와 토끼를 창조해 보내느라고

얼마나 땀을 흘렸는 줄 아느냐?

일하는 것을 닮지 않는 자식은 내 자식이 아니다."

 

                                       정주봉의 이 순간에서

 

                                               황인국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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