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흥부와 놀부의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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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정 [cecil99] 쪽지 캡슐

1999-05-07 ㅣ No.565

흥부와 놀부가 염라대왕 앞에서 심판을 받는데 흥부부터 시작되었다

염라대왕이

"네, 이놈. 세상에서 거짓말을 몇 번이나 하였는고?" 하고 물었다.

" 예. 말씀드리기 황송하오나 세 번 하였나이다."

"음. 알겠다. 저놈의 주둥이를 세 마늘 꿰매렸다." 하고 형무관에게 명하였다.

다음에는 놀부 차례였다.

" 너는 세상에서 거짓말을 몇 번이나 하였는고?"

"예.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하였나이다."

" 여봐라. 저놈의 주둥이를 드레스 미싱으로 사정없이 꿰매렸다."

 

염라대왕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형무관은 놀부의 주둥이를 잡아 앞으로 당기더이 부륵부륵 사정없이 계속 입술을 꿰매니 놀부의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게 되어 발버둥을 치면서

"다른 벌로 바꾸어 주십시오." 하고 염라대왕에게 발이 손이 되도록 빌었다.

 

염라대왕은 하고 가엾어서, 그러면 지옥벌을 고루 구경시켜 주어서 맘에 드는 벌을 택하도록 하라고 형무관에게 명하였다.

형무관은 입술이 꿰매어진 놀부를 데리고 구경을 시키는데

뱀이 몸을 감고 벌을 받는이, 도곳대(절구)로 머리를 수없이 찧어대는이 ,

불속에서 고통을 받는 광경 등 도대체 놀부가 벌받을 만한 것이 없어 걱정하고 있는데 어느 곳을 가니까 많은 사람들이 똥통에서 머리만 내놓고 있는 곳이 있었다.

이곳을 놓칠세라 놀부는 손으로 재빨리 그곳을 가리키면서 여기를택하겠다고 하였다.

 

형무관은 그러면 그렇게 하라고 하여 냄새가 독하게 쏘고 구더기가 꿈틀거리는 똥통 속에 들어갔는데

어디선가 '휴식 끝' 하는 소리가 났다.

그러자 똥물 위에 나와 있던 머리들이 일제히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놀부가 어리둥절하고 있으니까 어디선가 큰 해머가 날아와 놀부의 머리를 사정없이 강타하였다.

놀부는 자기도 모르게 똥물 속에 머리를 집어넣었다.  

천 년에 한 번 있는 5분 휴식 때 놀부가 그곳에 도착하여 그래도 제일 가벼운 벌이라고 착각하였던 것이다.

 

놀부는 숨도 못 쉬고 죽을 지경이었다. 염치 불구하고 또 한번 염라대왕에게 간청하였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간청을 들어주었다.

형무관은 다시 놀부를 끌고 꿀통과 큰 똥물똥을 가리키면서 어디에 들어가겠냐고 물었다.

그때 옆에 서 있던 흥부가 꿀똥을 쳐다보니깐 놀부가 눈을 부릅뜨면서

"네 이놈, 어디를 쳐다보느냐?  꿀똥엔 내가 들어가려는데 네가 욕심을 내어 쳐다봐?  고연놈 같으니." 하면서 재빨리 꿀똥에 들어가고 흥부는 똥통에 들어갔다.

 

얼마 있으니까 " 나와." 하는 형무관의 소리가 들려왔다.

나와 서 있으니까 " 서로 햝어!" 하는 호령이 떨어졌다.

서로 상대를 햝으면서 놀부가 하는 말,

"야. 이놈 흥부야! 이런 줄 알았으면 네가 꿀통에 들아갈 일이지, 흥!" 하면서 호령을 하더란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우리 행실이 우리 가족, 친구 누가 보더라도 TV의 화면에서 우리가 행동하는 것처럼 볼 것이라 하고 산다면 잘못을 크게 범하지는 않을 것이다.

 

# 이 글은 작년 2월 16일에 교통사고로 타게하시고 시신을 의과대학에 기증하시고 가신

       전주교구 김병엽 신부님의 유고집에서 발취한 이야기 입니다.

   전주 성심여고 종교감으로 학생들과 하나의 삶을 살다가신 신부님의 책" 그래도 못다 한 말"을 읽고    

   싶으신 분은 바오로 서원에 가서 구입하시든지 아니면 수녀원에 오시면 빌려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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