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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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넓히고 깊게 해주는 말 - 미안해
"미안해"
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굳었던 친구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나도 따라 웃었다.
내가 먼저 솔직하게 내 마음을 열자
친구도 마음을 열고 웃음으로 맞아주었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싸웠는지 까맣게 잊은 채
서로의 웃는 모습을 마주보면서 다시 친구가 되었다.
"미안해"라고 말한 그날
내 마음과 우정이 한 뼘쯤 자랐다.
겸손한 인격의 탑을 쌓는 말 - 고마워
어렸을 적 경험이다.
나는 동생이 준 생일선물을 풀러 보고 실망했다.
참 볼품 없는 인형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겐 별 소용이 없는 것이기도 해서
그냥 서랍에 넣어두었는데
그걸 본 동생은 풀이 죽었다.
며칠 뒤 엄마는
"그건 동생이 가장 아끼던거야"라고 말했다.
나는 부끄러웠다.
그날 밤 잠든 동생을 보며 속삭였다.
"고마워"
날마다 새롭고 감미로운 말 - 사랑해
"사랑해"라고 말해보자.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리고 나에게.
하루 세 번 말해보자.
미소도 곁들여서.
"사랑해"라는 말 속에는 무서운 힘이 있다.
크고 작은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이
"사랑해"라는 속삭임 속에 들어 있다.
말할수록 들을수록 힘이 솟구치는 말.
그이의 마음이, 내 마음이 자꾸만 커지고 밝아진다.
세상이 밝아진다.
사람을 사람답게 자리잡아 주는 말 - 잘했어
진심으로 잘되기를 바라는 이가 있다면
칭찬을 아끼지 말자.
눈에 띄는 결과는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면,
"잘했어"라고 말해주자.
"네가 자랑스러워"라고 함께 기뻐하자.
그 순간부터 그 사람은
정말 '잘하는' 사람이 된다.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말 - 내가 잘못했어
살아가다 보면 가까운 사람과도 다툴 때가 있다.
다툼은 언제나 서로에게 상처를 낸다.
상처를 얻고서야 내가 조금 양보할 걸 하고
후회하기도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아무리 빨라도 언제나 늦다.
다툼이 커지기 전에
"내가 잘못했어"하고 먼저 용서를 빌어보자.
얼핏보면 자존심을 잃는 것 같고,
자신이 속절없이 지는 것 같지만
그 한 순간만 지나면 화해와 평화의 문이 열리고,
"내가 잘못했어"라고 말한 사람이
이기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모든 것 덮어 하나되게 해주는 말 - 우리는
"우리는", 신비스런 힘이 담긴 말이다.
"우리는", 너와 내가 만나 하나임을 깨닫게 하는,
술 한잔 나눠 먹고 어깨동무하는,
마음껏 울고 싶고 소리치고 싶을 때 함께 있는,
홀로 환한 북극성보다
어우러져 넘실대는 은하수이고 싶은,
마주잡은 손으로 깊어지는,
너이고자 하는 나이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배스런 말 - 친구여
지치고 힘겨울 때마다 가만히 불러본다.
"친구여" 네가 있으므로 내가 있고,
내가 있으므로 네가 있는 존재.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영원한 나의 분신.
함께 지나온 시간들이 귀하고 정겹다.
더러는 쉬 다투고 토라졌지만
언제나 제자리로 돌아와 다시 '우리'가 된다.
가슴 한켠 허전할 때마다 다시 불러보는
"친구여".
봄비처럼 사람을 쑥쑥 키워주는 말 - 네 생각은 어때
"네 생각은 어때? 좀더 나은 방법이 없을까?"
물건을 정리하던 아버지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씀하셨다.
"그건 그 옆에 세워놓는 게 좋겠어요."
아버지는 얼른 옮겨놓고는 잠시 바라보았다.
고개를 끄덕이며 흐뭇한 표정으로 돌아보는 아버지.
당신의 그 따뜻한 시선이 저를 길렀습니다.
언제이든 온 날들을 새로워지게 하는 말 - 첫마음으로 살아가자
대학시절, 첫 크리스마스 때
'초심(初心)'이라 적은 카드를 보내주신
은사가 계셨다.
그리고 그 다음해 크리스마스 때엔
'항심(恒心)이라고 쓴 카드를 보내주셨다.
"무슨 일이든 초심 곧 첫 마음을 가지고 임하고,
또 항심 곧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살라"는 당부였다.
나는 지금도 이 은사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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