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릉동성당 게시판
마음의 계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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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장의 이름은 ’레인 인 더 페이스’ ’얼굴에 내리는 비’이다.
무수한 연어떼가 햇살에 반짝이며 춤추는 것을 보는 것이 마지막 혹은 한번이나 두번밖에 남지 않았음을 알면서도 행복한 마음을 전하며 묻는다.
이 땅에 와서 이 대지 위에 무엇을 세우고자 했는지... 땅을 파헤치고 건물을 세우고 나무를 쓰러뜨려서 행복한지... 연어떼를 바라보며 다가올 겨울의 행복을 짐작하는 그들만큼 행복한지...
나는 기억한다.
유년의 어느날 학교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안방에 놓여 있는 티비를 보고 얼마나 기뻐했던지 그 후 뒷동산 개울가로 놀러 나가거나 신나는 숨박꼭질이 즐겁지 않았다.
더운 여름날 배달되어 온 냉장고는 빛나는 여름을 선사했다. 그 후 네모난 얼음을 새끼줄에 묶어 들고 하마 녹을새라 뛰는 일은 없었다.
자동차를 구입한 후 기름칠을 한 듯 매끄러운 나날 더 이상 기차표를 끊어놓고 그날이 될때까지 설레이는 밤은 없었다.
집집마다 당연히 냉장고와 선풍기가 놓이고 열대야현상으로 잠 못 이루는 밤이 늘었다.
그제서야 문명의 이기가 선사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 절망감 낭패스런 것은 되물릴 수도 없다는 것이다.
’얼굴에 내리는 비’가 말하는 물웅덩이의 수면으로 내리 꽂히는 바람의 부드러운 소리 한낮에 내린 비에 씻겨진 바람의 냄새 소나무 향내 반짝이는 연어떼를 볼 때의 충만감 그런것들을 우린 어떻게 하였는가
지식인이 되기 위하여 허겁지겁 배워 익혔던 것들이 파괴되는 인간성 앞에 맥을 못 추고 있다.
그는 말한다. 이제 삶은 끝났고 ’살아남는 일’만이 시작되었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