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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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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sio38059] 쪽지 캡슐

1999-10-13 ㅣ No.489

그리움의 시

 

나무 백일홍

 

 

내 심장에 열이 나고

온몸이 숭얼숭얼 가려운 날은

누군가, 나를 끝끝내 못잊어하고 있음이다.

불치의 열병으로

온몸을 뒤덥는 얼룩반점

치솟는 열정을

풀잎만으로는 견딜 수 없어

휘며 다지며 긁힌 기둥.

 

한 여름에도 더위먹지 않음은

잎새마다 바람 거느릴 줄 앎이다.

 

가지마다 귀 내걸어 놓고

문턱 안에 앉아 있음은

뜨락을 지나 나를 찾아오는

누군가의 발 소리를 듣기 위함이다.

 

일손도 잡히지 않고

유난히 귀가 가려운 날은

누군가 아직도 썩지 않은 마음을

내게 보내고 있음이다.

 

내 심장에 열꽃이 들고

온몸이 스멀스멀 가려운 날은

누군가 끝내 나를 버리지 못하는 이의 그리움이

숭얼숭얼 피어나고 있음이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그리움이 되고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그렇지만,그것이 쉽지만은 않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간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여러분 외로움이 느껴지는 가을 우리 한 번

누군가에게 그리움이 될 수 있도록 한 번 살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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