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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IWILLsuccess] 쪽지 캡슐

1999-10-12 ㅣ No.1718

남편의 사랑이 담긴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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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스물한살이 되자 부모님은 그 애를 잘 보살펴 줄만한 마땅한 신랑감을

찾다가 당시 우리집에서 일하던 박씨를 보고, 그의 성실성과 인간됨됨이에 반해

사위를 삼기로 하셨다. 다행히 박씨는 어릴 때 앓은 열병으로 두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는 동생의 사정을 알고도 그의 충실한 남편이 돼 줄 것을

약속했다.

동생이 박씨와 결혼식을 올리자 아버지는 그들에게 집안일을 돌봐줄 하인을

딸려 보냈다. 또 박씨가 장사를 할수 있게끔 금전적으로 후원해 주었는데

아버지의 도움으로 가게를 열게 된 박씨는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열심히

일했다. 그의 헌신적인 노력과 부지런함으로 가게는 날로 번창했다. 그

와중에도 그는 늘 시간을 내서 사탕, 새 옷감 같은 선물과 재미있는 일로

아내를 기쁘게 해줘 동생의 얼굴에는 점점 생기가 돌았다.

그러던 어느날 박씨는 바퀴살이 두어개 굽거나 빠지고 녹슬어 페인트칠이

벗겨진 자전거를 한 대 구해와서는 며칠동안 그것을 깨끗이 손질했다. 그리곤

핸들에다 종을달고, 튼튼한 널빤지로 의자를 하다 더 만들더니 그 위에 편히

앉을 수 있도록 솜방석을 깔았다. 그 모습을 본 동생이 궁금해 하며 물었다.

"이게 뭐에요"

그러자 그는 아내에게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

"타는 기계요. 이제 당신을 어디로든 데려갈수있소. 오늘부터 내가 당신에게

세상을 구경시켜주리다."

그는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하는 아내를 뒤에 태우고 힘껏 페달을 밟았다.

남편의 사랑이 담긴 자전거에 올라탄 동생은 그 동안 불구였기 때문에 보지

못해던 언덕과 숲, 들꽃 등 아름다운 세상을 둘러보며 마냥 행복해 했다.

 

-이혜리. 할머니가 있는 풍경 (디자인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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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pyriht 1999, Cyber Counseling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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