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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 열기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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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웅 [sewoongoh] 쪽지 캡슐

1999-03-27 ㅣ No.324

3월 25일자 한겨레 신문의 기사입니다.

 

 

독일에서의 괴테 열기

      8·28 생일 'G-day'삼아

 

  `괴테 페스티벌'은 전지구적인 행사다. 독일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각종 기념행사가 줄을 잇는다. 괴테(1749.8.28~1832.3.22)가 `세계시민'으로서 남긴 빛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어느 곳도 조국 독일에서의 `괴테 열기'를 따라가지는 못한다.

괴테의 고향인 프랑크푸르트시와 그가 생의 후반을 보내면서 주요 작품을 집필했던 바이마르시에서는 그의 생일을 `G―Day'로 삼아 1년 내내 기념 행사가 열린다.

지난 1월부터 시작한 음악 콘서트만 연말까지 170회가 넘게 잡혀 있을 정도다. 괴테의 생가와 유품들을 실제 크기의 복제품으로 만들어 관광객들이 직접 만져보면서 `괴테'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작업도 진행중이다.

괴테 책을 새로 출간하는 일은 기본이다. 그의 시가 주를 이루지만, 심지어 그가 쓴 요리책도 목록에 포함돼 있을 정도다.

 

   괴테와 관련해, 그저 옛것을 재현하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독일철도회사와 자동차회사 폴크스바겐은 괴테의 시로 록을 작곡한 록 밴드에게 상금을 주겠다고 나섰다.

`G-day'에는 괴테 광장, 국립괴테박물관 등이 있는 바이마르시 전역이 연극·오페라·음악회 등 각종 공연을 곁들이는 생일파티장으로 탈바꿈한다. 한국과 독일에서는 이날 괴테 기념 우표를 동시에 발매할 예정이다.

 

   하이라이트는 29일 유대인과 독일인 음악가들이 모여 연주하는 <말러 교향곡 2번 `부활'> 20세기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고받은 두 민족이 괴테를 매개로 화해와 용서를 모색한다.

주빈메타가 지휘하는 이스라엘필과 바이에른주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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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내용처럼 제가 독일에 몇년 체류 기간 중 프랑크프르트의 "괴테하우스"와 구 동독 지역의 괴테 생가 등을 방문한적이 있었는데 다른 문화재와 마찬가지로 유럽 사람들은 문화유산에 대한 긍지를 가지고 자기 것을 기리고 지키는데 그치지 않고 훌륭한 관광자원 활용하는 것을 보고 부러움을 느꼈습니다.

 

몇달전 동양뿐 아니라 서양에까지 영향을 준 퇴계, 율곡 등 훌륭한 사상가를 기리는 행사에 관한 뉴스 보도를 보니  서양과 일본 등의 세계적인 석학들이 참여하여 퇴계, 율곡 사상에 관한 연구 발표를 하고 한국식 의례에 맞춰 경배를 드리는 것을 보고 놀란적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정작으로 우리 국민들은 홍보 부족으로 그 같은 행사가 있는 줄도 모르고 있고, 알더라도 일부 연구하는 학자들이나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들만의 행사로 치부하기 때문입니다.

 

괴테가 훌륭한 것은 알지만 후손들이 포장(?)을 잘하기 때문에  더 유명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 우리가 기사에 언급된 것처럼 기념우표까지 발행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러한 행위가 문화민족이라는 것을 과시하는 의도라면 실질적인 "우리 것 찾기"가 더 시급하리라고 봅니다.
 
저도 어렸을때 덴마아크에 나무를 심어 황무지를 옥토로 변모시킨 "달가스"나 네델란드의 제방을 손으로 막아 주민들을 구한 소년의 이야기를 학교에서 배운 적이 있어, 막상 해당 국가의 국민들과 얘기해보니 "어떻게 극동의 조그만 한국이란 나라에서 온 사람이 자기들도 잘 모르고 있는 사람을 아느냐"고 신기해하는 것을 보고 기분이 좋은게 아니라 창피함을 느꼈읍니다.
이러한 것이 개인적인 문제도 있지만 우리의 잘못된 교육(일제의 잔재)에서 연유하기 때문입니다.

 

독일의 로렐라이 방문하신 분은 느꼈겠지만 기대보다 경관아 좋지도 않은 곳인데 일본과 한국에서 온 관광객 몰려와서 이상하게 생긴 동상(인어상)을 세웠다고 합니다.
그것도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하이네의 로렐라이라는 시 때문이지요.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고 하고 선진국에서는 자기들 것 뿐 아니라 오래전 부터 "이문화 충돌(Multi-Cultural Conflict)" 을 극복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교육시키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것을 알고, 기리고 가꾸어야만 진정한 세계시민이 되는 전제조건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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