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관동성당 자유게시판

퇴근길에 생긴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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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정 [sylvia113] 쪽지 캡슐

2001-09-24 ㅣ No.1685

오늘 비가온다고 하더니 저녁때가 되서야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더군요..

버스를 타고오면서 바깥의 비내리는 모습이 정말 가을이구나 싶었어요..

오늘은 내 자신이 조금은 부끄러운 하루였습니다. 지하철에서 수녀님 옆자리에 앉게 되었어요. 조금가다가 한 60이상 되어보이는 아저씨가 오셨는데..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죠? 수녀님이 그분께 자리를 양보하시는 거예요.. 앗차싶었지만 이미 일어난일 그냥 모른체하고 앉아있었어요.. 근데 그아저씨! 좀 초라한 모습이시더니... 옆에 앉아있기가 힘들정도로 몸에서 냄새가 나는 거예요... 오랫동안 씻지 않으신듯.. 처음엔 눈살이 찌푸려졌는데 가만히 보니 아저씨는 자신의 손과 옷에 묻어있는 얼룩가 먼지들을 한없이 닦고지우느라 열심이셨어요... 나중에 보니 아저씨 얼굴이 참 선하고 좋으신 분 갔더군요.. 외모만 가지고 그분이 옆에계신것을 불쾌해 했던것이 좀 미안했습니다. 한참을 가다가 어떤 아주머니 한분이 지하철 안에 있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붙잡으며 교회에 나가냐고 묻는거예요.. 다들 귀찮은지 건성으로 나간다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근데 저는 아무대답도 하지않았어요. 성당에 나간다고 대답하자니 아줌마와 애기가 길어질까 걱정되고, 교회에 간다고 그냥답하자니,,, 맘에 걸리고.. 근데 결국 어떤 아저씨와 시비가 붙었지요.. 아줌마가 교회에 나가면 구원을 받는다고 했는데 그 아저씨가 어떻게 구원을 받느냐고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고 요구하는 거예요... 아줌마는 아저씨 반응에 당황하셨는지 아저씨보고 답답한사람이라고 하시면서 그 자리를 뜨시더군요... 그때 제 머리속을 스친생각... 나는왜 아줌마에게 나는 성당에 다녀요...라고 얘기 못했을까? 아줌마는 하느님을 (하나님?) 믿으라면서 교회를 설명하지 못하고... 겉으로 보이는 행동만으로 사람들에게 하느님을 알리려고 할까.. 반면 나에게는 저만한 용기도 없구나... 정말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고 잠깐동안 있었던 일이었지만 반성과 후회와 많은 생각을 하게만든 퇴근길이었습니다.  결론은 안나네요... 좀더 생각을 해봐야할듯..

여러분 비온뒤라서 많이 추워요.. 감기조심하시구요..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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