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휴가 사흘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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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셉피나 [xone2] 쪽지 캡슐

2003-08-03 ㅣ No.5211

 

한때 문필가의 성인인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와 이야기 꾼인 천일 야화의 세헤르자르

 

또 노벨 문학상 감이지만 그 순수한 만큼 번역을 할 수 없어서 안타까운 가장 잘된 단편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쓴 이효석님의 생가에서 난 조그맣게 감히 기도 한 적이 있었다.

 

당신들이 바삐 가느냐고 차마 쓰지 못하고 간 그 영감을 나에게 조금만 전해주면

 

어떻겠냐고...

 

휴가 사흘날!

 

경희궁을 찾았다.

 

날씨가 꾸물거려 썬그라스와 양산대신 우산을 챙겨 넣고 집에서 버스로 이삼십분 정도의

 

거리라 별 부담 없이 나섰다.

 

입구에 서니 눈은 왕방울, 들창코, 뻐드렁니 마음은 순박해 보이는 정서적인 해치(일명

 

해태정의의 신)가 있는 금천교를 만들어 놓았고 모든 고궁은 이 금천교를 지나게

 

만들었는데 지나면서 잡귀를 다 없에고 지나가게 해치 상을 만들어 놓았고 물로

 

다 씻겨 내려가라는 의식이 있다는 것 이였다

 

입구에 나폴레옹과 조세핀에 관한 전시회도 눈에 띄였지만 단순히 입장료가 만원이라는

 

것도 좀 그랬고 이번엔 우리 것을 알아본다는 취지에서 그곳 관람은 포기하기로 했다.

 

경희궁 옆에 자리 하고 있는 서울시 역사 박물관에 들러 여러 유물들을 보기로 했다

 

1394년 태조 3년 10월 28일...

 

고려의 옛 수도 개경에서 한양으로 옮기날...

 

내가 알기론 그래서 해마다 10월 28일엔 서울시에서 여러 행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박물관에 들러 보니 조선 영조시대때 만든 혼천전도는 그 시대에도 별 자리를 어쩜 그리 잘

 

알고 태양과 달, 수성, 금성, 화목토성의 크기 모양 위치 기록을 잘해놓았는지 정말 감탄에

 

감탄을 할수 뿐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천하여지도엔  한양에서부터의 걸리는 거리를 일일반. 반일. 삼사일등으로

 

표현해 놓은게 더 정감있고 숫자보다 더 확실한 계산법이란 생각도 들었다.

 

방학을 맞아 아이들이 숙제를 하려고 왔는지 수첩에 뭘 적어가면서도 연신 만지고 두두리고

 

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잔소리가 나왔다

 

그냥 보기만 해야지 그리 마구 누르면 고장이나지 않겠냐고....

 

아직 어려서 인지 시민의식이 없는거 같아 좀 안타까운 마음이였다

 

서울역사 박물관에서 가장 큰 만남은 백자달항아리와의 맞남이였다.

 

사람과 사람이 만남만 획기적이고 마음 설레이는 일일까..?

 

백자달 항아릴 보고 정말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야만했다

 

언제 다시 널 찾아와 오랜 만남을 갖겠다는 마음을 갖으며 정말 어쩜 하늘의 달이 이곳에

 

와서 비추고 있는 것처럼 달 그림자며 환상의 극치였다.

 

경희궁 입구에 들어서니 전 서울고등학교 였었다는 푯말이 숨겨져 있고 한 쪽 옆에서는

 

파키스탄 미술가와 함께 우리나라 목우회라는 미술 동호인들의 미술 전시회를 했다

 

어부지리로 미술 감상을 하고 다시 복원된 경희궁을 돌아보고 나왔다.

 

 

 

실로 얼마 만인가 ....

 

덕수궁 돌담길을 걷는게 남편과 나는 둘이 제대로 덕수궁 돌담길을 걷지 않았기에 오늘날

 

까지 온 것이 아니겠냐는 농담을 주고받았다.

 

결혼 전, 후 정동에 이따리아노란 분위기 있는 경양식 집이 있었다.

 

그 곳에서 만났던 친구들 모두를 떠올리며 지금은 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면서도 그 곳에서 만났던 사람 중에 유일하게 지금까지 내 곁에 있는 남편과 함께 그 집

 

풍경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너무나 재미있어 네 번이나 보았던 난타 전용극장이 바뀌였다는 사실과 덕수궁 길이 차 한

 

대만 다니는 일방도로로 되어 걷기에 아주 좋은 길로 변모했다는거...

 

발바닥이 화끈 거림을 느끼며 걷는데 도무지 남편은 점심하자는 말을 안 한다

 

자긴 아침을 너무나 맛있게 든든히 먹어서 밥 생각이 없다는데 길거리 여행?의한계인가

 

슬슬 짜증이 밀려온다

 

아니 먹을 걸 사주면서 데리고 다녀야지 ????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도 모르남 궁시렁 궁시렁독백이 입 밖으로 터져 나오려고 한다

 

이 사나이는 시청 앞에 가면 아직도 전 처럼 많은 음식점이 있을줄 알고 있어 일부러

 

맛있는걸 사주려고 여기 까지왔다나?

 

 

에고에고.....돌아 돌아 결국 우리에게 온 것은 그냥 아무거나 먹자 삼계탕이였다

 

포만감을 가지고 덕수궁에 들르니 언제나 챙기는 팜플렛에 한글판은 없고 영문판만 있다는

 

것이였다.

 

포기하는 나와 달리 영문판이라도 달라며 남편은 받아들고 들여다 보니 부럽긴 했다

 

때마침 덕수궁에는 연꽃 전시회도 하고 작고한 화가 안상철님의 회고전도 있었다.

 

궁궐을 돌아보고 미술관에서 미술 전시회를 보고 현대미술의 감상이란 비디오도 막간을

 

이용해 보게 되었는데 시청각을 이용한 설명이라 현대  미술을 알아지는데  도움이 되었다.

 

고궁을 거닐며 남편이 한다는 소리는 다 젊은 아이들이네 ....

 

이번 휴가를 통해 남편이 입에서 자주 나온 소리였다.

 

대학로에서.... 고궁에서 음식점에서 ....... 젊은 아이들의 틈이 아니라 언제나 자리잡고

 

앉아있는 나이 값? 하는 장소를 원했다.

 

하지만 그래도 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늙은 대학생이 아닌가....

 

당신 복인줄 아슈!

 

시방 나 대학생!  원조교제 하는 것인지도 모르니...

 

지난 여름은 휴가 한번 갔다오고 그럼 베란다에서 실솔의 소리 들으면 가을이 오는줄

 

알고 보낸 여름들이였는데 이번 여름은 뭔가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꽉차 있으니....

 

아`  그러고 보니 내가 한 남자의 아내도 되고 엄마, 며느리, 언니, 자매님 그런것도

 

있었지만 03학번 학생이였구나...

 

무언가를 알고자 떠나는 길 여행길엔 항상 길라잡이 역할을 잘하시는 배우리 선생님이

 

생각납니다.

 

그분이 계셨더라면, 더 많이 알고 들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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