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말짱 도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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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경 [lsk55] 쪽지 캡슐

2003-11-08 ㅣ No.5518

 

천주교 서울대교구 용산성당

말짱 도루묵




말짱 도루묵이란?

하던 일이 순조롭게 이루어 질 듯 하다가 “파토가 난 것”을 말합니다.

이 말을 혹자는 "도로 아미타불”이라고도 표현하기도 하지요.


강남 땅에 사는 親友 朴氏가 자기 아들이 금번 수능 시험도 잘 마친 탓인지? 뭔가 허전해서인지?

아님, 흐린 날씨 탓인지? 정말 간만에 삐리~리 전화를 울러 주었습니다.

내용인 즉, “오늘 한잔 진하게 빨자!”라는 내용이었지요.“

어젯 밤에도 밤 12시 땡 치기 직접에 헐래벌떡 뛰어서 초인종을 눌린 전적이 있는 터인데도 불구하고 상기인은 겁도 없이 “무조건 OK싸인”을 보냈습니다.

퇴근시간이 다가와서 마악 출전 준비중이었는데, 넘에게서 또다시 전화가 “삐리~리!” 울렸습니다.

용산보다는 “도루묵이 있는 가락동 수산시장이 어떻겠냐?”라는 것이었지요.

 

 


 



아~! 그런데 이거이는 마누라 결재사항이라서 약간 주춤했지만, 허지만 눈치가 5단인 상기 본인은 그만 "도루묵이란 그 소리에 감동을 먹곤" 쾌히 수락을 하였지요.

그래서 재빨리 차를 끌고 마니님의 근무처로 향했습니다.

“여보! 도루묵 먹고 싶지?”라고, 또 당신 오랜만에 수산시장에서 “나랑 장바구니들고 시장도 보고하면 참 좋지 않컷소?” 라고...

우리 마나님은 크게 감격하여서 갑자기 얼굴이 상기 됩디다.

헌데, 사실은 감기몸살로 인하여 더 얼굴이 뻘겋게 상기된 것을 나는 몰랐답니다. 흑~흑~흑~

몸이 아프지만 따라 가겠다는 마나님을 이번에는 내가 살살 달랬지요.

“도루묵을 먹으면 반드시 山쐬주를 곁들여야 제맛이므로 승용차는 집에 놔두고 지하철을 타고 가야한다고 했습니다.”

마님 曰, “몸도 피곤하고 감기 기운이 있고 또 아파서 그럼 나는 안갈래요.”라는 답변이었지요.

참으로 난감하였습니다.

그만 도루묵의 유혹을 떨쳐버릴 수 없어서 상기 본인은 혼자 지하철을 탔습니다.

퇴근시간이라서 차가 엄청 밀리기에 지하철을 탈 수 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쩔뚝 거리며 집을 나와서 택시를 타고 삼각지로 갔고, 그곳에서 4호선으로 사당에 내려서 또다시 2호선을 타고 잠실까지 가서 또 8호선을 갈아타고 가락동수산시장을 가다보니 무려 1시간 30분이나 시간이 걸리는 정말  멀고 먼 험난한 길이였어요.

아픈 마나님을 델코 갔으면, 정말루 클 날뻔 했습니다.

어떻든 어젯밤 고향의 죽마고우와 함께 먹은 도루묵찌게는 환상적이었습니다.



 


이 맛은 강원도 바닷가에 살았던 촌넘들만이 느낄수 있는 최고의 맛이랍니다. 단지, 울 마나님을 동행 시키지 못한 것만은 말짱 도루묵이었지만...

어떻든 도루묵은 역시 쐬주를 잡아먹는 귀신이었습니다. 아마도 저는 넘과 함께 쐬주를 5~6병은 해치웠나 봅니다.  가락동에서 총알택시로 귀가한 시간은 밤 11시 30분이였어요.

휴~ 오늘도 다행히 12시를 넘기지는 않았지요.


2003년 11월 8일

용문동 구역장 李 相卿 가브리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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