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27주간 수요일 ‘21/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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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9-29 ㅣ No.4799

연중 제27주간 수요일 ‘21/10/06

 

어떤 때 윗사람을 만나거나,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을 만나는 경우에 꼭 해야 할 말을 잊어버리고 그냥 나왔다고 하는 아쉬움이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제자들이 예수님께서 기도하시고 나시자, 세례자 요한이 요한의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쳐 준 것처럼, 예수님도 자신들에게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달라고 청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우리가 지금 바치고 있는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먼저 예수님의 아버지 하느님을 우리도 아버지‘(루카 11,2)라고 부를 수 있도록 허락하십니다. 그리고 세상 모든 사람과 피조물에게 아버지의 영광이 드러나기를 청하십니다. 아버지 하느님은 세상 사람들의 음모와 협박으로 조종할 수 없는 분이시며, 세상 사람들의 죄악에도 인간과 세상 구원을 위해 놀라운 업적을 이루고 계신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를 청하라고 하십니다.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2) 또한 그렇게 세상 만물의 창조주이시며 주관자이신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는 나라가 오도록 청하라고 하십니다. 세상 사람들이 자신들의 생각과 의도가 마땅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밀고 나가면서 그 의도와는 다르게 파생적으로 벌어지는 갖가지 폐해를 무시하고 외면하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을 자신들의 뜻대로 움직이려고 하면서 자기 생각과 행동 방식을 강요하며, 때에 따라서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득을 극대화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 세대의 모든 사람이 자유롭고 평안하며 행복할 수 있는 아버지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나라가 오기를 청하라고 하십니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2)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행복하게 살아가라고 만들어 주신 이 세상에서 우리가 살아나갈 수 있는 의식주를 청하라고 하십니다. 비단 먹고 마시는 양식 이외에도 우리가 하느님 나라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영혼의 양식도 아울러 청하라고 하십니다. “날마다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3)

 

예수님께서는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하느님 나라로 함께 나아가기 위한 전제 조건이 되는 용서와 사랑을 베풀 수 있도록 주님의 자비와 은총을 구하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렇게 청한 은총과 축복을 놓치거나 훼손시켜버리지 않도록 악의 유혹에서 건져주십사 청하라고 하십니다. “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저희도 용서하오니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4)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 이면에는, 우리가 나나 내 가족, 내 나라, 내 민족만이 아니라, 인류사회의 모든 사람과 자연 피조물계를 포함하여 모두 함께 사랑하며 살아가기를 원한다는 전제와 지향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건강과 화평을 꿈꾸는 것이 바로 하느님 나라라는 기도의 목적과 청원이 합치합니다. 내가 기도하며 애써 얻기 위해 땀 흘려 일하는 세상이 주님께서 원하시고 추구하시는 그 아버지의 나라인지 되돌아보고, 진정 모든 사람과 피조물에게 기쁨과 평화와 안녕을 가져다주기 위하여, 주께서 명하신 하느님 나라를 이루도록 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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