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동성당 게시판

하늘나라의 한가한 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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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근 [nffckim] 쪽지 캡슐

1998-12-01 ㅣ No.40

하늘 나라에 갓 도착한 영혼이 성 베드로의 영접을 받고 하늘 나라를 두루 구경했다.

둘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천사들이 가득 붐비는 거대한 작업실에 들어섰다.

성 베드로는 첫번째 부서로 가서 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여기는 접수처라네. 하느님께 기도하는 온갖 청원을 이 곳에서 접수한다네."

 

영혼이 그 접수처를 유심히 바라보니 끔찍이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수많은 천사들이 세상 도처에서 보내온 온갖 청원들을 바쁘게 분류하고 있었다.

 

그 곳을 나와 둘이 다시 걷다가 두 번째 부서에 당도했다.

 

"여기는 포장 및 발송처라네. 사람들에게 보내 줄 은총과 축복이 이곳에서 포장되어

지상의 청원 당사자들에게 발송되는 거지."

 

이 곳도 엄청나게 많은 천사들이 정신없이 분주했다.

그 많큼 많은 축복이 포장되어 지상으로 배달되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작업실 가장 후미진 구석에 마지막 부서가 있었고

놀랍게도 이곳은 단 한명의 천사가 아무 할 일 없이 빈둥거리고 있었다.

 

"이 곳은 확인처라네."

 

"그런데 어째서 이곳은 아무것도 할 일이 없는 겁니까?"

 

성 베드로가 대답했다. "서글픈 일이야. 지상 사람들은 부탁한 축복을 받고나서

확인서를 보내는 일이 거의 없거든."

 

"하느님의 축복을 어떻게 확인하는 건데요?"

 

"간단하다네. 그저 <주님, 감사합니다.> 하면 되는 거지."

 

 

 

 

(이야기 속에 담긴 진실)중에서 -- 야곱의 우물 12월에서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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