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이틀만에 깨어났습니다. |
---|
****************************** 이틀만에 깨어났습니다. ****************************** 금강대기 축구 우승이 가져다준 그 환희와 영광! 그러나 그 기쁨 뒤에 따르는 댓가인 반드시 운명적으로 치룰 수 밖에 없었던 고통도 사실은 좀 있었습니다. 작열하는 듯한 태양열 뙤약볕 아래서 한 골 넣었다고 한잔! 또 한 골 넣었다고 한잔! 종합운동장에서 만난 수많은 낯익은 얼굴들과 쐬주를 함께 하지 않고는 정말 견딜 수 없는 벅찬 감격이었기에... 주량을 잊어버리고 마음껏 망가졌습니다.
그러나 그 모습은 차라리 아름다음 그 자체였습니다. 순수한 마음 그대로의 표현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이런 기회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래서 행여 허물이 있었다면, 그것은 덮어도 괜찮았습니다. 마치 하얀 눈이 온세상을 덮듯이... ---------------
酒님을 과하게 모셔서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 비록 약간 비틀거렸지만, 찜질방으로 향했습니다. 혹시나 날 찾는 친구나 특히 서울서 내려온 후배들의 전화가 올 것만 같아서 핸드폰을 들고 뜨거운 찜질방에 입장했습니다. 그런데 고열의 습기로 인하여 핸드폰이 완존히 망가졌습니다. 수없이 SOS를 울렸을 한양땅에서 함께 온 동문들과 또 우리 가족에게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본의 아닌 실수입니다. 흑~흑~흑~ -------------------- 허구헌날 음주가무만 즐기던 넘이었지만, 약간의 양심은 있었드랬어요. 그러나 모교축구가 결승전이라는데, 안 갈 수 없잖아요.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라고 그렇게도 강조하던 마누라의 청을 물리치고... 이른 아침부터 고향으로 토셨지요. 귀경 길에는 인사불성에 가까웠던지라 이틀간 쭉 뻗었지요. 어제 5월 23일(일)은 결혼 23주년 날이라서 마누라를 달래야만 했습니다. 봄 나들이를 한번만이라고 같이 가 준다면 용서해 주는 표정이었기에... 피로의 여독이 아직 풀리지는 않았지만, 아들 넘의 인솔로 넘의 대학교 캠퍼스로 갔습니다. “부모님께서 이만큼 키워주신 것에 감사하는 뜻으로 학교로 초대를 해서...” 마치 고삐에 끌려가는 음~메하는 牛처럼 끌려갔습니다만, 그러나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그곳 정문에는 설립 100주년을 맞아서 호랑이 마크가 크게 휘날리는 휘장을 보면서 저는 이틀전 이와 유사한 우리 모교축구단 호랑이 마크 아래서 맛본 우승의 감격과 그 열광적인 함성이 귓전을 또 때리는 것 같아서 더욱 감격스러웠습니다. 설립자의 동상아래서 사진도 한 장 박고 또 대학촌 뒷골목에서 아들넘과 우리 부부는 커피를 마시면서 퍼즐 게임도 했지요. 모든 것이 눈 녹듯이 사르르 녹았습니다. 부부의 날은 5월 23일로 옮기면 댓낄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