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성당 게시판

재의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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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두 [seli01] 쪽지 캡슐

2004-02-26 ㅣ No.1946

 재의 수요일 (2004-02-25)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께서 갚아주실 것이다.”

(마태 6,1-6.16-18)

     

오늘은 재의 수요일입니다.

 

이제 오늘을 시작으로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죽음을 생각하고 다시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라는 창세기 말씀처럼 이세상에 태어났으니

빈몸으로 창조주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갈 것을 조용히 묵상하는 거룩한

시기입니다. 광우병이란 동물에게 초식을 먹여야 함에도 이를 어기고 동

물의 뼈가루를 먹인 결과로 본래 창조주의 뜻을 저버린 인간의 죄값이라

고 합니다. 사순시기 동안 참된 자신을 생각하고 하느님의 뜻을 더 깊이

헤아려보는 은혜로운 시기였으면 합니다.

 

 

 오늘 재를 머리속에 받는 것은 우리 죄로 인해서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에 참여하기 위하여 자신도 재를 뒤짚어 쓰고 보속하겠다는

일종의 약속의 표시이지요. 채근담에 의하면 절은 곧 하심(下心)이다.

또한 자신의 마음을 비우는 작업이며 물건이 기울어져야 속에 찬것이 기

울어지는 것처럼 몸을 낮추어 겸손한 자세를 하면 야만심, 자존심, 이기

심, 선입관념,고정관념을 쏟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 기회에 자신을

한번 낮춰보고 싶습니다.

 

 

 아무리 잘난 우리의 몸이 한 줌의 흙임을 알면서도 어찌 그리 많은 탐

욕과 못된 자존심으로 가득차 있는지 참으로  부족한 자신을 돌아보며

앞으로 이루려 하는 것과 지나치게 마음을 허무한 것에 빼앗겨서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삶은 아닌지 과연 언제쯤이면 이러한 것으로 애태

우지 않고 홀가분하고 자유롭게 주님께 의탁하며 살 수 있을런지요. 자

신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마음을 추스리고 싶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걸으셨던 수난의 길을 통해서 부활의 영광의 기

쁨과 승리의 삶을 위해서 기도하는 방법을 알려주시고 참된 자선은 어떻게

행해야 하는지 또한 단식은 어떠한 모습여야 하는지 들려주시고 계십니다.

 

 

 그분께로 나아가는 우리의 삶이 멀고 험하지만 어차피 영원히 돌아가야할

우리네 고향이라면 하루 빨리 그동안 지은 잘못을 속죄하고 아직도 뿌리뽑지

못한 죄의 잔재를 모조리 불살라 태우며 깨끗하게 정화된 몸과 마음으로

하느님의 참다운 자녀로 새로 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아낌없이 내어주고

이웃에게 작지만 나눔의 삶을 실천하며 살고자 다짐합니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자연은 아름답게 저마다의 작은 생명의 움직임으로

머지않아 아름다운 꽃으로 인간에게 가까이 다가옵니다. 꽃보다 더 귀한

우리도 사십일 동안 참된 희생과 보속의 삶으로 하느님의 뜻하심대로 작

지만 생명의 몸짓으로 부활의 꽃을 활짝 피우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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