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깜.복.기 6/1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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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그리스도 성체 성혈 대축일
복음 : 루가 9,11ㄴ-17
꿀떡(?) 신앙인/호랑이 신앙인은 되지 말아야지... 암...
사제가 되어 저는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모르셨죠? 사제가 되어 미사를 드리다 보니 빵과 포도주를 축성하기 위하여 손에 쥘 때마다 예수님께서 '너, 정말 네 손에서 이루어지는 기적을 믿느냐? 그 기적이 얼마나 놀랍고 위대한 것인지를 깨닫고 있느냐?고 물으시는 듯합니다.
불교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두 사람이 산길을 가다가 호랑이 한마리가 새끼를 낳고 피를 흘린 채 굶어 죽어가고 있었는데, 그중 한사람이 호랑이가 불쌍하여 친구를 먼저 보내고, 자기 손가락을 깨물어 호랑이 입에 피를 넣어 주었습니다. 피를 마시고 정신을 차린 호랑이가 앞에 보이는 그 사람을 잡아먹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나는 나를 살리기 위하여 몸과 피를 내어 주신 예수님을 정성도 없이 형식적으로 꿀떡 삼키고 마는 꿀떡 신앙인, 피를 마시고 정신을 차린 후 자기를 살린 이를, 오히려 잡아먹는 호랑이 신앙인은 아니었던가를 묵상해 봅니다. 주님의 사랑은 어떤 모습이었는가? 바로 다른 사람들에 대한 사랑 때문에 이미 자기를 떠나 사셨던 분입니다. 이점을 우리는 매 미사 때 받아 영하는 성체의 신비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참된 사랑은 내가 이웃 속에 녹아 하느님 속으로 사라지는 것입니다. 우리의 입 속에서 성체가 녹아 사라지듯이 말입니다. 성체는 '그리스도의 몸-아멘-꿀떡'하듯이, 그냥 삼켜버리고 말면 되는 것이 아니라, 나도 그리스도처럼 내 살과 피를 이웃을 위하여 내어 주어야만 된다는 간청이요, 명령입니다. 주님께서 삶으로 보여주신 그 간절한 요청을 외면하는 일이 없어야 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