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 기념일 ’23/02/10 금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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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 기념일 ’23/02/10 금요일 스콜라스티카 성녀는 480년 무렵 이탈리아 움브리아의 누르시아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성 베네딕토 아빠스의 누이동생인 스콜라스티카는 베네딕토 성인이 세운 여자 수도원의 첫 번째 수녀이자 원장으로 활동하였습니다. 성녀는 베네딕토 성인과의 영적 담화를 통하여 수도 생활에 대한 많은 격려와 도움을 받았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스콜라스티카 성녀가 하루는 오빠 베네딕또, 분도 성인을 찾아갔는데, 오빠는 수도원 규정을 내세워 아무리 동생이라도 여자를 수도원에 들일 수 없다며, 수도원 앞의 집에 가서 만났답니다. 여러 이야기를 하다가 스콜라스티카 성녀가 오빠에게 하루만 자기와 더 있어 달라고 했는데, 오빠는 자기가 세원 수도원의 규칙을 내세워 수도원 밖에서 잘 수 없다고 돌아가겠다고 못 박았답니다. 그런데 한참을 오누이가 이야기를 하다가 정작 돌아갈 시간이 되어 문을 열었는데, 그만 수도원과 그 집 사이에 빗물이 강물처럼 넘쳐흘러 베네딕토 성인은 수도원에 들어가지 못하고 하룻밤을 동생 수녀와 함께 보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전설을 되새기며 문득 지난 화요일 복음이 생각납니다.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다.”(마르 7,8.9.13) 지성이면 감천이라서 그랬는지, 주 하느님께서 수도원의 규정보다 인간의 정을 더 귀하게 여겨 주셔서 그랬는지, 동생 수녀 스콜라스티카의 소원이 이루어졌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에파타!”([열려라!] 마르 7,34) 하시며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고쳐주십니다. 각 종교마다 주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과 수행방법을 규정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만, 자칫 인륜을 저버리는 위험에 빠지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상황과 처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능하면 규정을 저버리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양 냄새 나는 교회가 되도록 노력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