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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반 .... 퍼왔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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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동 [ml1988] 쪽지 캡슐

2009-12-28 ㅣ No.4962

야소(예수)를 찬미하오.

우리는 이슬과도 같은 허무한 세상에서 천주의 안배로 배필이 되고

다시 주의 명으로 이에 헤어지게 되었으나, 또 머지않아 주의 은혜로 천당 영복의 땅에서

영원에 모이려 하오. 반드시 육정에 괴로워함이 없이 주의 안배만을 믿고 신앙을 열심히 하고,

어머님께 효도를 다하고 두 아우와 화목하여 자식의 교양에 힘쓰며,

세상에 처하여 심신을 평안히 하고 후세 영원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랄 뿐이오.

장남 분도는 신부가 되게 하려고 나는 마음을 결정하고 있으니 그리 알고

반드시 잊지 마시오.  특히 천주께 바치어 후세에 신부가 되게 하시오.

허다한 말은 후세 천당에서 기쁘게 즐겁게 만나고 상세히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을 믿고

또 바랄 뿐이오. (1910년 경술 2월 14일) "

 

이것은 의사 안중근이 사형 집행을 앞두고 감옥에서 결연한 마음으로

아내인 아려에게 썼던 유서의 내용입니다. 

또 그는 일본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영세신부요

전교활동을 늘 함께 했으며, 교회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여순 감옥에까지

면회를 와 준 빌렘신부에게도 아래와 같은 유서를 남겼습니다.

 

"홍신부전상서 - (죄인 다묵 백)

야소를 찬미하옵니다.  자애로우신 우리 신부여.

저에게 처음으로 세례를 주시고 또 최후에 이와 같은 곳까지 허다한 노고를 불고하시고,

특히 내림하시어 친히 모든 성사를 베풀어 주신 그 홍은이야 말로 어찌 다

사례를 할 수가 있겠습니까?

감히 바라옵건대 죄인을 잊지 마시고 주 대전에 기도를 바쳐주시옵고

또 죄인이 욕되게 우리 여러 신부님들과 어러 교우들께 문안드려 주시어

모쪼록 우리가 속히 천당 영복의 땅에서 만날 기회를 기다린다는 뜻을 전해주시옵소서.

그리고 주교에게도 상서하였사오니 그렇게 아시기를 바라옵니다.

끝으로 자애로우신 우리 신부여,

저를 잊지마시기를, 저 또한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1910년 경술 2월 15일) "

 

이 내용은 비록 지금 조선일보에 연재 중인

이문열의 '소설 안중근' <불멸>의 내용 중에서 발췌했습니다만

소설이라기엔 너무도 절절했던  안중근의 신앙심을 볼 수 있기에

우리 동반자님들과 함께 나누고싶었습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안중근은 하얼빈역에서

역사의 원흉 이등박문을 처단한 애국자요 의사로만 알고 있지만 -교과서 내용대로 - 

실지로 그는 혁명가요 열혈 청년이기에 앞서 진실한 신앙인이요 열심한 전교자였습니다.

 

황해도 안악지방의 명문 양반 가문에서 안태훈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당시 외국인 신부였던 빌렘신부로부터 세례를 받고부터는

적극적으로 그를 도와 전교활동에 전념한 효교론자였습니다.

당시 그가 황해도지방을 다니며 행했던 전교 연설은

정하상의 '상재상서'에 의거한 것이었지만

지금 들어도 너무나 훌륭한 교리 지식이요

오늘 날의 신앙에 대한 하느님의 존재와 우리의 나약한 신심을 부끄럽게 만듭니다.

그 내용은 이러합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혼자 맛있는 음식을 먹고

그것을 가족에게 나눠주지 않는다거나, 또 혼자만의 용한 재주를 간직하고서

이웃에게 가르쳐 주지 않는다면 과연 그게 동포의 정리라 할 수 있겠소?

그 음식은 한 번 먹으면 장생불사하는 것이요, 또 그 재주는 한 번 통하기만 하면

하늘로 날아갈 수 있소.

 

만일 어떤 사람이 하느님을 보지 못했다고 해서

그것을 믿지 못한다면 그것은 마치

유복자가 아버지를 보지 못했다고 해서 자신의 아버지가 있음을

믿지 않는 것과 같소. 또 소경이 하늘의 해를 못 보았다고 해서 하늘의 해가 없는 것이겠소?

화려한 집을 보고서도 그 집을 짓는 걸 보지 못했다고 해서

그 집을 지은 목수가 있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면 어찌 웃음거리가 되지 않겠소.

 

이제 하늘과 땅과 해와 달과 별들의

넓고 큰 것과 날고 딛는 동물과, 뿌리 박혀 땅을 덮고 있는 갖가지 식물들처럼

기기묘묘한 만물이 어찌 지은 이 없이 절로 생성될 수 있을 것이오?"

 

참으로 절묘한 전교 연설이요,

하느님의 존재를 증명한 해박한 지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날 우리는 '죽어서 천 년을 산 남자'  안중근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요.

 

하지만 그가 차가운 여순 감옥에서 순교한 지 올해로 백 년이 되었건만

아직도 그의 시신이 어느 땅에 잠들었는지 몰라 유해 발굴조차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여순 감옥에서 가까운 중국 '대련 한인천주교회'에서는

그의 유해 발굴과 그의 원의대로 동양평화를 구현하기 위한

묵주기도 백만단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참을 원하시는 분은 인터넷 주소창에 '중국한인 대련천주교회'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저는 이미 그 운동에 묵주기도 1.800단을 봉헌한 터라

매일 새벽 어두울 때 산에 오르면서

안중근의 유해 발굴과 동양평화를 위해 기도합니다.

하루를 봉헌하면서 안중근도마의 열절한 신앙심과 함께 하는 아침을 엽니다.

비록 그를 따르진 못한다 해도 그 정신을 닮고 싶기 때문입니다.

 

하루 빨리 그의 영혼이

따뜻한 조국의 품에서 영면할 수 있기를 빌면서

그가 바랐던 대로 하늘나라 주님의 품에서 영복을 누리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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