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시편을 통한 생활묵상 - 32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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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아뢰옵지 않으렸더니 온종일 신음 속에 뼈만 녹아나고 밤낮으로 당신 손이 나를 짓눌려 이 몸은 여름 가뭄에 풀 시들듯 진액이 다 말라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리하여 당신께 내 죄를 고백하고 내 잘못 아니 감추어 "야훼여, 내 죄 아뢰옵니다" 하였더니 내 잘못 내 죄를 용서하셨습니다.
이 시는 한 인간의 내면생활, 특히 양심에 어긋나는 죄를 짓고 고민하는 모습 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곧잘 그 고민을 눌러버리고 그 아픔 에 마비 증세를 일으키고 양심의 가책에 둔감해 버립니다. 한 죄에서 또 다른 죄를 짓게 되고 그 양심의 기능을 죽여 버리곤 합니다. 하느님의 심판의 손을 두려워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아예 그 죄의 결과로 받을 벌에 대한 생각조차 단념해 버리지요.
이 시인은 죄 그 자체보다도 그 죄를 하느님께 고백하지 않은 죄를 더 아프게 생각하고 결국 하느님께 고백하기로 했다는 것을 말합니다.
"내 죄 아뢰옵니다 하였더니, 내 죄를 용서하셨습니다."
마침내 하느님께서 죄와 허물의 용서, 자기의 어두운 삶의 구석구석을 은총과 자비로 덮어 주시고 가리워 주시니 이처럼 더 큰 축복이 없다고 기쁨에 넘쳐 노래합니다.
’평화를 이루는 두 기둥이 있습니다. ’사랑’과 ’정의’입니다. 사랑만을 고집해도 안되고, 정의만을 내세워도 안된다는 말입니다. 나의 삶 안에서 평화를 이루기 위한 사랑과 정의의 무게중심이 잘 잡혀 있는지요?
- 사랑과 진실, 기쁜소식 중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