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촛불의 첫 약속으로 모였던 어제 촛불집회 참여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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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은주 [sophiryu] 쪽지 캡슐

2008-08-16 ㅣ No.7410

촛불의 첫 약속으로 모인 어제 촛불집회 참가 후기

 

 

어제 힘들었지요?

 

옆에서, 앞에서 쏟아지는 파란물감의 살수를 맞으며 버티던 사람들을 보고,

떼지어 달려오는 전경 속에서 맞고 잡혀가는 사람들을 보며

자신의 겁 많은 비겁함에 슬프셨던가요?

민주주의가 이렇게 어려운 거랍니다...

평화로운 비폭력으로는 어려운 길인 것 같습니다...

사실 백 년 넘게 박힌 세뇌를 어찌 한 번에 뽑아버릴 수 있겠나요...

혼자 지치고 있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저 쪽에 있는 이명박 정권은 누구보다 불안할 겁니다..

우리의 미래는 밝습니다.

경찰천국인 것 같은 오늘이지만 경찰 그들의 내일은 어떠할까요...

 

사실,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서 치고 밀어온 경찰들로 인해

그 자리는 순식간에 깨끗이 초토화 되었고,

거기는 초를 놓고 떠난 이와 남은 이로 나누어졌습니다.

저도, 함께 있던 일행도 막상 그곳을 떠나지 못해 앉아 있다가

잃어버린 일행의 소식을 확인하고 그들과는 일단 헤어지기로 했습니다.

남겨진 우리 네명은 어제 운명을 같이 하기로 한 전우가 되었습니다...

일단 명동으로 가보자. 거기에 가면 분명 상황을 알 수 있다.. 같이 골목으로 해서 들어갔습니다.

역시... 저를 알아보신 어떤 수녀님께서 다음으로 가는 곳을 알려주시더군요...

명동에 들어가니 대학로에서부터 헤어졌던 또 다른 분들을 만났고,

결국 함께 다음 행선지로 옮겼습니다.

가는 동안 사람이 엄청 불어났습니다..

그곳에 이미 모인 사람들과 뒤에서 모여들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시작된 가투!

앞에서 나가는대로 따라갔습니다..

걷다가 뛰다가.. 멈추다가.. 조금 더 빨리 걷다가. 급히 뛰다가.... 또 천천히...

그 과정에서 강기갑 의원님을 만났습니다... 손에는 나무 묵주를 들고 계시더군요...

(저도 성당을 다니는 천주교 신자라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지금 많은 사람이 순사에게 맞고 잡혀간다고 모든 것이 암울한 건 아닙니다.

어제 함께 걷고 뛰는 속에서 뒤를 돌아보셨나요?

어느새 우리 옆에, 뒤에 밀려오는 많은 사람들의 머리들...

다들 집에 가지 않았구나..

우리가 모두 살수차와 체포조들을 따돌리는 작전에 성공했던 것입니다.

저들은 처음 1시간만 성공했을 뿐입니다. 그 다음부터는 ....

결국 저들은 어제의 업무일지에, 상부보고에 무어라 할까요...

파란 물대포로 촛불집회 강제해산 성공(3차 해산방송 고지 없는 불법해산작전이었음),

그 과정에서 100여명이라는 전유물 확보,

그 뒤에 촛불들과의 술래잡기에 패함..

간간이 2차, 3차 연행작전 돌입... 그리고 진급에 눈 멀어 경찰 자존심을 판 결과로 얻은 약간의 성공...

그러나 더 멀리 내다본다면 이 결과는 그들이 자신의 무덤을 파는 꼴이 될 것입니다..

비정규직자의 슬픔, 한우농가의 슬픔, 언론방송의 길을 잃는 이의 슬픔,

그 외 많은 약자들의 슬픔에 못을 박는 그 끝이 어디겠나요..

결국 저들은 자신의 손에 든 화살이 자신에게 돌아와 본인 가슴을 찌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분명 그리 될 것입니다.

그래서 약자인 우리, 약자와 함께 하는 우리의 내일이 낙관적이라는 겁니다..

힘든 시련과 위험이 닥치더라도 다시 일어날 힘은 우리에게 있고, 또 일어날 것입니다..

게다가 분명히 행운이 우리에게 올 것이고,

결국 모든 건 우리가 바라는대로 이 끝날 것이라고 믿는 낙관주의자가 됩시다!

많은 우리의 희생이 있다고 해서 암울한 한국이라고 말하는 비관주의자가 되지 맙시다..

힘든 마음이야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결과는 힘든대로 되지 않을 것입니다.

 

조중동, 뉴라이트, 고소영, 한나라, 강부자,,, 친일세력들의 실체가

예전보다 얼마나 더 적나라하게 훨씬 실체를 드러나게 되었는지요.. 앞으로는 더 그럴 것입니다.

저들이 으르렁댈수록 저들의 마지막 그 날을 아주 가까이 올 뿐입니다...

5공, 6공 때가 그러했습니다..

한 번에 백 년 넘은 세뇌를 뿌리뽑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계속 하는 겁니다..

직장에서는 일을 하고, 나와서는 초를 드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러니 낙관적인 우리의 미래를 바라봅시다! 그리고 같이 발을 구르며 현장에 모여 알립시다!

 

파란 물감의 물대포 속에서도 파란 나라, 푸른 세상을 알아보고 기다릴 수 있기에

우리의 옆에, 앞에 있던 분들이 사복체포조의 손에 맞고 끌려갔던 것임을 잊지 맙시다!!

그들이 우리에게 다시 올 때까지 남은 우리는 계속 시민에게, 국민에게 말합시다. 알립시다!!

왜 이러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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