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동성당 게시판

영안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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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필희 [wsophia] 쪽지 캡슐

2001-08-23 ㅣ No.7999

 

며칠간 어딜 갔었냐구여?

 

3일 동안 영안실에 있었지여

 

집안 친척 어른께서 돌아 가셨는데 아들하나뿐이라

 

일할 사람이 없어 도와 드리구 어제 장례를 치르고

 

돌아 왔어여

 

영안실은 에어컨 빵빵이라 추위를 느낄 정도 였는데

 

집에 오니 더위가 반겨 주네여

 

거기 있는 동안 보았던 일인데여

 

옆에 방에선 어느 젊은 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그의 오빠가 왔는데

 

매재가 얼마나 동생을 달달 볶았으면 죽었겠냐며  

 

싸우는 바람에 긴장의 연속이었구여

 

그런 모습들을 지켜 봐야 하는 남아있는 어린 아들이

 

불쌍하더라구여

 

또 어느 젊은 남자의 죽음도 있었는데

 

그는 조폭의 두목쯤 되는지 건장한 청년들이 스무명 가까이

 

왔는데 차림새들을 보면 머리엔 무스를 발라 세웠구여

 

다들 검정양복을 좌악 입었는데

 

영정앞에서 양쪽으로 네명이 부동자세로 계속 서 있었구여

 

일부는 형이 가면 어떡하냐며 큰 목소리로 울어 대는 바람에

 

시끄러워서 우리의 기도소리가 파묻힐 정도 였답니다.

 

사실만큼 사시고 돌아 가신분들의 빈소들은 조용했는데.....

 

나의 죽음 앞에선 어떤 모습들일까

 

잠시나마 나의 죽음을 돌아볼수 있는 시간들이였어여

 

우리 모두 잘 살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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