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동성당 게시판

성령강림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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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1999-05-21 ㅣ No.673

 聖靈降臨 대축일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밤하늘의 별을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도시에서의 생활은  별을 보는

     것마저도 쉽지 않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우리들이  눈으로 볼 수 있

     는 별은 어림잡아 6000개 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속해있는  은하계에는 별들이  1000억개 정도 있고,

     은하계가 속해있는 이 우주에는 은하계가 또 1000억개  정도 있다고

     합니다. 참으로 많은 별들이 이  우주에 펼쳐져 있습니다. 그렇게  많

     은 별들이 서로 부딪치지 않고 잘 있는 것은 그만큼 우주가 넓고 크

     다는 뜻일 겁니다. 우주에 있는 별들은 유럽 대륙에 개미 3마리 있는

     정도의 밀도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저  놀랍고 놀라울 뿐입

     니다. 광활한 우주를 생각하면 저 자신은 참으로 미소하 존재라는 생

     각이 듭니다.

     

      어릴 때 읽은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라는 소설 속에서  하이디는 할

     아버지께 이렇게 질문을 합니다.

      "해가 떨어질 때에 저녁 노을은 왜 저렇게 아름다운가요?"

      할아버지는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떠날 때의 말이란다.

     저건 해님이 산들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거란다.  그래서 저렇게 아름

     다운거지." 라고 대답합니다.  

     

      이 말을 들은  하이디는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이디에게 이별

     은, 늘 눈물과 슬픔을 연상시켜  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이별을 아름답게  생각하거나 기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실제로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다시 만날 약속이 있는 이별은 결코 슬픈 이별은 아닐 것입

     니다.

     떠나는 태양의 저녁 노을이 한편으로는 슬픔을 주면서도 아름다움을

     주는 이유는 바로 그 다음날  또 다시 태양이 떠오른다고 하는  확고

     한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할아버지의  눈에는 그것이  아름답게 비쳤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만일 오늘 지는 태양이 영원히  다시 떠오르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아마도 아름답기는커녕  공포와 슬픔을  느끼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눈앞에서 홀로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 그것

     은 이 세상에서 다른 세상으로 떠나는  이별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님

     을 사랑하던 제자들은 울며불며 통곡하기는커녕 오히려 기쁨과 환희

     속에서 그의 승천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왜냐하면  며칠 후에는 또

     다른 협조자인 성령을 보내주실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리스도께서 다시  돌아오신다고 하는  너무나도

     분명한 약속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승천의

     모습은 저녁 노을의  아름다움보다 훨씬 더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주님의 약속을 믿은  제자들은 주님의  분부를 따라 그들이 평소에

     머무르던 다락방에 모였습니다.

     그리고 마음을 같이 하여 오직 기도에 힘썼으며 주님이 약속하신 대

     로 성령은 강림하셨습니다.

     

      이 날이  2천년 전의 바로 오늘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오늘을 성령 강림 대축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다락방에 모인 제자들은 새 힘을 얻고/ 새 능력 받고/ 새로운 각오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오늘 이 땅에  교회가 시작되게 된 것

     입니다.

     

      어린아이 하나가 세상에  태어나는데도 열 달  동안 모태에  머물러

     있다가 어머니에게 산고의 아픔을 주면서 이 땅에 태어납니다.  책 한 권이

     나오는데도 수 백장의 원고가 찢어지고, 버려지고, 수정된 후에  비로

     소 한 권의 책이 이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한 덩어리의 금이 나오기

     까지도 \돌을 깨고 부수고 가루를 만들어서 다시 용광로에 넣어 녹이

     고 제련한 후에 아주 조그만 금 덩어리가 만들어져 나오는 것입니다.

     

      성령이 강림하여 교회가 탄생하기까지도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닙니

     다.

     제자들은 생명의 위험을 느끼면서도  다락방에 모여  끊임없이 기도

     하고, 성령의 강림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 곳에 성령이  강

     림하였고, 기적이 일어났고, 모두 은혜를 받게 된 것입니다.

     

      성령을 받기 전  제자들의 모습은 어떠하였습니까!

     예수님을 따라 다니면서,  무엇을 얻어먹을까!  /어떻게 하면  높아질

     까! 생각했던 제자들입니다. 그래서 누가 높으냐 하고 다투기까지 했

     습니다.

     

      그런데 다락방에서 성령을  체험 후  제자들의 마음은 변화되기 시

     작합니다.

     내가 주님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헌신 할 것인 가로  바

     뀌었습니다.

     이것이 은혜입니다./이것이 은총이고,/축복이고,/ 이것이 성숙입니다.

     신앙인은 반드시 성숙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교우 여러분!

     성령의 은혜는 "슬기와 지식 의견과 통달  굳셈과 효경  그리고 두려

     워함"입니다.

     우리의 믿음을 굳게 해주고, 우리의 사랑을  길러주시는 성령의 은혜

     를 충만히 받아 성령의  열매인 "사랑, 기쁨, 평화,  친절, 인내, 선행,

     진실, 온유, 절제"로 미움과  시기와 교만과 태만과  무관심을 몰아내

     고, 사랑의 불을 놓아 삶의 생기를 불어넣고 하느님과 이웃에로 접근

     하여 애덕으로 꽃을 피우도록 합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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