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성당 게시판

4월 8일 주님 수난 성지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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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희 [ks1128] 쪽지 캡슐

2001-04-08 ㅣ No.3345

 

 

 

 

 

 

4월 8일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버스를 타면 ‘노약자석’이라고 씌어진 좌석이 있다. 다시 말해 이것은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자리를 내어줌으로써 평안함과 기쁨을 선물하여 웃음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어 가자는 것이다.

우리에겐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다. 성당에도, 가정에도, 직장에도 그리고 그 밖의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우리들의 ‘자리’가 있다. 우리는 그러한 ‘자리’가 있기에 편안함과 기쁨을 누리며 생활한다. 그러나 자신의 소리가 없어지거나 위험에 처하게 될 때 우리는 소외감을 느끼고 슬픔을 겪게 된다. 그런데 오늘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하느님의 자리를 마련해 드리기 위해 무척이나 애쓰고 계신다. 대사제와 율법학자들이 당신을 죽이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가리옷 사람 유다가 배반을 하고, 당신이 반석이라 친히 이름까지 지어주셨던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이 도망을 치며, 구원하려 하셨던 백성들이 십자가에 못박으라 하는 등 당신이 발 디딜 수 있는 자리하나 마련하지 못한 상황 속에서도 예수는 ‘하느님의 자리’를 마련하시기 위해 무척이나 애쓰신다. 결국 예수는 “네 목숨이나 살려보아라” 하는 백성들의 멸시와 “남을 살리면서 자기는 살리지 못하는구나” 하는 대사제와 율법학자들의 조롱까지 받으시며 이 땅 어디에도 발을 딛지 못하시고 십자가 위에서 숨을 거두셔야만 했다. 그러나 그 순간까지도 예수는 태초에 하느님께서 인간들에게 주셨던 ‘하느님의 자리’를 박차버리는 그들의 행동 때문에 더 큰 고통을 당하셨다. 이제 우리는 또다시 ‘하느님의 자리’를 박차버리는 어리석은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우리 안에 새겨진 참된 낙원, ‘하느님의 자리’를 보다 아름답게 가꾸어야 한다.

 

 

 

『 야곱의 우물』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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