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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축일이 바뀌거나 없어지기도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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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학남 [obbji] 쪽지 캡슐

2003-07-14 ㅣ No.2503

 

성인 축일이 바뀌거나 없어지기도 하나요?

 

    

  성인들은 그리스도교 생활의 모범을 보인 이들로서, 자신의 삶 속에

실현된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를 선포하고 전한 진정한 증거자들입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를 선포하고 새롭게 한다는 의미로 1년의

기간 안에 순교자들과 여러 성인의 축일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때때로 몇몇 교우들이 자기 축일이 이전에는 축일표에 나와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다고 의아해하면서 전화를 해 오곤 합니다. 그런가 하면

자기 성인의 축일이 바뀌었다는 얘기도 합니다.

 

  전례력에서 성인들의 축일은 항상 그리스도 구원 사업의 완성인 파스카

신비 안에서 이루어지고, 그것을 조명해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시대를 거쳐 오면서 성인들의 축일이 전례력 안에서 일정한 원칙 없이,

그 시대의 신심이나 교황의 개인적 신심에 따라 정해져 왔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를 조명한다는 본래 의미에서 벗어나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그러므로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우려하면서,

그리스도의 고유 축일들의 의미에 더 큰 가치를 두고자 하였습니다.

즉 성인들의 축일이 구원 신비를 거행하는 축일들보다 더 우위에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그래서 성인들의 축일을 줄이는 한편,

지역교회와 더 깊은 관련이 있는 성인들의 축일은 그 지역 교회에서만

지내도록 한다는 방침 아래 보편 전례력의 축일을 수정하였습니다.

 

  이 점에 있어 새 전례력은 생존 인물이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성인들(크리스토폴, 바르바라, 우르술라 등)과 이름, 장소, 날짜에 대한

자료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알려지지 않은 지역 순교자들, 로마의 옛 예배

장소와 관련된 성인들(옛 성당들의 수호 성인들: 프리스카, 사비나,

크리소고노 등)의 이름을 삭제하였습니다.

 

  그러나 로마의 주요 순교자들(파비아노, 고르넬리오, 아녜스 등)과

순례자들이 언제나 방문하는 대성당들의 수호 성인들(체칠리아, 세바스티

아노, 방그라시오 등)의 축일은 그대로 두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교회의 보편적 특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각 지역을 대표하는

성인들의 축일을 전례력에 새로 수록하였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의 순교자들,

아프리카 우간다의 순교자들, 오세아니아의 유일한 성인인 베드로 샤넬,

한국과 일본의 순교자들 등).  이처럼 새 전례력 안에는 각 대륙의 증거자

들이 들어가게 되었고, 네로 박해 시대의 순교자들로부터 성 막시밀리아노

콜베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대의 성인이 망라되었습니다.

 

  성인 축일에 있어 특징적 요소 중의 하나는 축일이 그 성인의 ’천상

탄일’, 즉 성인이 돌아가신 날에 준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날이 특별한 전례시기 안에 있을 경우(예를 들어 사순시기 등)

에는 다른 의미 있는 날, 즉 주교인 경우 주교 서품일이나 유해를 옮긴 날,

시성일 등을 선택하여 기념하도록 하였습니다.

 

                          - 정의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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