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용산구 주말농장을 다녀온 소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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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경 [lsk55] 쪽지 캡슐

2003-06-26 ㅣ No.5017

 


천주교 서울대교구 용산성당

주말농장을 다녀온 소감



 


 

(사진해설)

위 사진은 서울 용산구의 구민들을 위한 "주말농장"으로 개원식 행사 때 모습이다. 개장한지는 불과 보름 전의 일이다. 그런데 며칠만에 작물이 참 많이도 자랐다.

위 사진 좌측은 용산구의회 위원장(우리 본당의 양 라파엘 형제님 친구)님이고 우측은 용산구민을 대표한 구청장님이다.


아침 출근하기가 바쁘게 삐~리릭  전화가 울렸다.

관할구청의 좀 높은 어떤 한분이 나랑 가까운 좋은델 가잔다. 근무중에 땡땡이를 까는 맛도 괜찮을 듯 싶었다.

특히 끼워주는 것만도 感之德之인지라, 군말없이 동참을 쾌히 승낙하곤 주차장으로 내달려갔다. 그곳은 경기도 고양시의 현천동의 주말 농장이었다.

오랜만에 들녘을 보면서 낮부터 농부가 따라주는 막걸리로 배를 채웠다. 서울 손님이 온다는 연락을 받고, 농장의 관리대장인 그 농부는 이른 아침부터 마장동에서 소(牛)의 생간과 지라를 엄청 준비해 놓았기에 안주 맛이 끝내 준다.

하여 겁 없이 마셨다. 엉큰하게 달아 오르는 취기를 느꼈다.

이거이 술이 좀 깨야만 사무실로 갈 수 있는데라는 생각을 하니 약간은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농부의 비닐하우스에서 자라고 있는 얼갈이 무우를 뽑으면서 값진 노동의 땀을 흘리며 시간을 보냈다.

옛날 학창시절 때의 생각이 자꾸만 떠오른다.

학창시절 작열하는 듯한 한낮의 태양 아래에서 논에 피도 뽑고 거머리에 물릴까봐서 누나의 스타킹을 몰래 꼬불쳐 신고 영농장을 누비던 그 기억이 아련하기만 하다.

오후 퇴근시간대 쯔음이 되자, 하늘이 잔뜩 찌푸린 얼굴을 한다.

한바탕 소낙비가 내릴 것만 같다. 그래! 마구 마구 퍼부어라!

앞서 어떤분이 말씀하셨듯이

이런 비 내리는 날은, 친구랑 동동주를 마시고 싶다.

동동주에 파전 먹으면 좋겠다던, 친구와 술 한잔 하고 싶다.

마음이 울쩍한 날엔, 친구랑 소주를 마시고 싶다.

삼겹살에 소주가 최고라던, 친구와 술 한잔 하고 싶다.

그 싯귀가 가슴에 와닿는다.


돌아오는 길에 농부의 비닐 하우스에서 노동의 댓가로 얼가리 무우를 한 따블백이나 담아 준걸 차 트렁크에 실었다.

비록 시장터에서 몇천원만 주어도 살 수 있는 것이지만, 오늘 함께할 친구와 나누어 가질란다.언넘에게 전화를 할까? 망설여진다.

예고도 없이 갑짜기 독수리 형제들을 호출하면 Zolra  욕먹을 꺼고, 지난 주일 날엔 코빼기도 안보이던 넘이라서 아무래도 넘 미안하다.

그래! 오늘은 맞벌이 부부로 고상하는 우리 마나님과 단둘이 쨍~ 할란다.

오직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2003년 6월 26일

용문동 구역장 李 相卿 가브리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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