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사순 제1주일(가해) 마태 4,1-11; ’20/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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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0-03-01 ㅣ No.4160

사순 제1주일(가해) 마태 4,1-11; ’20/03/01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2020년 사순 시기 담화(요약)

우리는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여러분에게 빕니다.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2코린 5,20)

 

 

올해도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새로운 마음으로 예수님 죽음과 부활의 위대한 신비를 경축하고자 준비하는 은혜로운 시간을 허락해 주십니다. 이 신비는 개인으로도 공동체로도 우리 그리스도인 생활의 주축을 이룹니다.

 

1. 회개의 근본인 파스카 신비

그리스도인의 기쁨은 예수님 죽음과 부활에 대한 기쁜 소식, 곧 복음 선포(Kerygma)에 귀 기울이고 이를 받아들이는 데에서 솟아납니다.

 

이번 2020년 사순 시기를 맞이하여 저는, 젊은이들에게 보낸 저의 권고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Christus Vivit)의 한 구절을 모든 그리스도인과 나누고자 합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의 활짝 벌리신 두 팔에 여러분의 시선을 고정시키십시오. 그리스도께서 계속해서 다시 여러분 자신을 구원하시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이 죄를 고백하러 갈 때에, 여러분을 죄에서 해방시킬 수 있는 그리스도의 자비를 굳게 믿으십시오. 그와 같은 위대한 사랑으로 그리스도께서 흘리신 피에 대하여 묵상하고 그 피로 깨끗해지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다시 새롭게 태어날 것입니다”(‘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123). 예수님의 파스카는 이미 지난 과거 사건이 아닙니다. 오히려 예수님의 파스카는 성령의 권능으로 언제나 현재가 되어, 고통받는 이들 가운데에 계시는 예수님의 몸을 우리가 믿음으로 알아보고 만져볼 수 있게 해 줍니다.

 

2. 회개의 시급성

파스카 신비의 은총으로 우리는 하느님 자비를 입었습니다. 참으로 하느님 자비의 체험은,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쳐”(갈라 2,20)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주님과 얼굴을 마주 대하는관계 안에서만 가능합니다. 그분과의 대화는 벗끼리 나누는 허심탄회한 대화입니다. 그러하기에 사순 시기에 기도는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기도는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질 수 있지만, 하느님 보시기에 진정 중요한 것은 우리 속을 꿰뚫고 무디어진 우리 마음을 다듬어 주어, 우리가 더더욱 하느님께 그리고 하느님 뜻으로 돌아서게 해 주는 기도입니다.

 

이 은혜로운 시기에,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셨듯이(호세 2,16 참조) 우리를 이끌어 주시도록 자신을 내어 맡깁시다. 그러면 마침내 우리는 우리 신랑이신 그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고, 그분 목소리가 우리 안에 더욱 깊이 더욱 기꺼이 되울려 퍼지게 할 수 있습니다.

 

3. 당신 자녀들과의 대화를 열렬히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

교회와 세상의 삶과 마찬가지로 우리네 삶속에는 이따금 비극적으로 악이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우리 삶의 행로를 바꿀 수 있도록 주어지는 이러한 기회는, 끊임없이 우리와 구원의 대화를 나누고자 하시는 하느님의 강한 뜻을 드러내 줍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께서는 죄를 모르셨지만 우리를 위하여 죄가 되신 분이십니다(2코린 5,21 참조). 예수님을 통하여 드러나는 성부의 이 구원 의지에 따라, 성자께서는 우리의 모든 죄를 짊어지기까지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드님의 파스카 신비를 통하여 우리 한 사람 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자 하십니다.

 

4. 혼자만 간직할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어야 하는 부()

파스카 신비를 우리 삶의 중심에 놓는다는 것은, 이 세상의 수많은 무고한 희생자들 안에 아로새겨진 바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의 상처에 대하여 우리도 같은 아픔을 느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늘날에도 선의의 사람들에게 희사(喜捨)를 통하여 그들의 재산을 가장 궁핍한 사람들과 함께 나누도록 일깨워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희사는 더 공정한 세상을 이룩해 나가는 데에 개인이 참여하는 하나의 수단입니다. 자선의 나눔은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해 줍니다.

 

성모님의 전구를 통하여, 사순 시기를 거행하는 우리가 열린 마음으로 하느님의 부르심을 들어 하느님과 화해하고, 우리 마음의 눈을 파스카 신비에 고정시키며, 회개하여 하느님과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로마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프란치스코

 

전문 http://www.cbck.or.kr/Notice/20190335?gb=K1200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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