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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레지오친목행사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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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숙 [reality76] 쪽지 캡슐

2000-07-03 ㅣ No.2715

 

어찌 우리가 한 날. 한 시에 한 장소에서 함께 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것은 한 개인 대 개인이 아닌 공동체 안에 머물러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12제자중 도마사도는 그 중요한 때에 공동체 안에 머물러 있지

않음으로 해서 8일간(신부님 맞나요?) 어둠속에서 지내는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습니다. 꼭 그 안에서 무언가를 해야만 얻을 수 있는것은

아닌듯 합니다. 그냥..그 곳에 함께 있다는 그 것 하나만이라도

가치있었던 하루였습니다. 미흡하지만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셔셔셔

후기를 올리겠슴니다.

 

 

 

 

★모이세, 모이세 집으로!

 

 

마냥 흐렸던 하늘도 천상의 친구들과 함께 친목회를 떠났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멀리서 보이는 사람들의 움직임도 땅위에서 흐물흐물 끓어 오르는 열기에

술렁거립니다. 햇살이 좋네요..^^

 

"앗! 저렇게 흐느적 거리는 바퀴가 제대로 굴러갈까?"

 

너무도 들떠 있었기에 쓸데없는 생각을 해본다는 것은 행사에 앞서

긴장감을 주었습니다.

청년들이 하나씩 모여듭니다. 개중에는 무늬만 청년도 있습니다.

 

"어 저기 오는 사람도 울 성당 청년이여?"

"옆집 아줌만줄 알았는디.. 큰 실수 할 번 했구먼"

 

그렇게 말을 안하니 모두가 도도해 보였습니다.

이윽고 34-34-34의 가장 풍만한 체구를 자랑하고 있는 봉고차에

있는건 피끓는 청춘밖에 없는 우리들이 승차하였습니다.

 

그리고..무사히 목적지에 아니 우리가 장열히 피 흘리며 전사할 곳에

다다랐습니다. 맑은 공기와 산 소리들이 좋았습니다.

먼저 떠난 우리들은 쉽게 왔지만 다른 청년들은 도로에서 실컷 방황하다

어스름이 짙어질때 도착하였습니다. 가끔 차들도 방황을 하나 봅니다.(ㅋㅋ)

 

 

모든 인원들이 다 도착해서 이것저것 농구도 하고 기냥 싸돌아 다니기도 하고,

그렇게 도도해 보이는 인간들하고 "레레" "미미" 하기도 했고

상추도 씻고, 밥알도 벅벅 세척하고, 모닥불도 피고, 일찍이 어떤이는

모기한테 수혈도 하고 있었고 암튼 자유분방함 가운데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 좋아 좋아.

 

 

7시 정도가 되자 모두가 모여서 저녁을 준비하였습니다. 아..여기서 한 인간의

원초적 성향이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필자는 만사가 구찮은 무늬만 청년으로

’기냥 굶자..’라는 주의 였지만 다른 청년들은 그게 아닌것 같습니다.

어느 누가 밖에서 탕수육불고기볶음닭테크노탕을 해 먹을 생각을 하겠습니까?

팔팔긇는 기름에 모기들도 튀겨져서 암압리에 우리의 입맛을 돋구워 주겠군 하고

생각했습니다. 약간 부러웠나봅니다. 나이에 맞지 않는 질투의 감정을 내 비췄으니까요.

그래도 나중에 계속 먹는거 쳐다보니깐 탕슉을 주더군요. 보답으로 식탁에 가장

기본이 되고 없어서는 안되는 밑반찬을 주었습니다.

 

 

 

★사람도 식사를 하고 모기들도 식사를 한다.

 

 

허공을 휘 휘 젓는 저의 팔동작에 한 마리의 모기가 날개를 부상당한채

식탁에 떨어졌습니다. 곧바로 인터뷰가 들어갔습니다.

 

"네..지금 많고 많은 모기동지들 가운데 재수없게 걸리고 말았는데

 이 부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십니까?

 

"아~ 네..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곳에 물이 좋다고 소문이 나서 저멀리서 혼신의 힘을 다해 날아왔는데

 오자마자 이런 사고를 당할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모기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ㅠㅠ

 

"아 그럼 지금 살아있는 다른 동료들에게는 무슨 말씀을 해주고 싶습니까?

"음..일단..에~~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오~ 적의 레이더 범위를 벗어나는

 다리쪽을 공격하고오, 에~~ 이건 모기들의 道인디 물었던데 또 무는건

 삼갑시다.  끝"

 

 마지막으로 처절한 날개짓을 푸다닥 하더니만 냉큼 고추장 그릇으로 빠졌습니다.

 정말 처절한 모기의 최후였습니다. 아마 3일장(고추장,된장,쌈장)으로 장례가

 치뤄질것 같습니다.

 

 

★꺼지지 않는 불

 

 

모든 식사와 뒷정리가 끝나자 청년들은 모닥불을 둘러싸고 앉았습니다.

흰종이와 볼펜이 나눠지고 희미하게 보이는 불씨를 바라보며 자신의 신앙자세

대해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모든것에는 노력이 필요하듯 우리들의 신앙도

그런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순간에 활활 타오르기도 하다가

또 어느순간엔 차디차게 식어져 있는 우리들의 마음..

각각 나눠준 종이에 우리의 마음을 달궈줄 장작개비들을 적어내려갔습니다.

 

 

다꺼져가는 장작더미 사이로 가녀리게 빛나는 그것!

조금후면 섬광과도 같은 밝기로 환히 비춰줄것을 예감하기라도 하듯

희망적이였습니다.

 

 

활활 타오릅니다.

활활 타오릅니다.

부디 꺼지지 않았음 합니다.

꺼지더라도 불씨만은 남겨두십시다.

 

 

 

★한 여름밤의 꿈..

 

 

본격적인 행사를 알리는 시작은 구수한 삼겹살 굽든 냄새와 함께 시작되었고

간단한 주류를 곁들여 함께 담소를 나누며 즐겼습니다.

그리고 무르익을 즈음해서 안타깝게 제가 졸음이 와서  그만...

그럼 아쉬운 대로 꿈얘기 해드릴까요? (이론 ^^;;)

 

 

 

★멋 훗날에

 

 

여기저기 붉은 반점이 자꾸 눈에 거슬립니다.

나도 모르게 손으로 붉은 반점을 벅벅 긁고 있습니다. 그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고 손톱으로 십자가 자국을 꾹꾹 내면서

인내하고 있습니다. 정말 최모언뉘의 표현으로 엠보싱 같습니다.

젊음의 피의 열정은 어떤것으로도 감출 수 없던 모양입니다.

그래도 모기들은 정말 싫습니다.

 

"왜 하필 나를 택했니?

 그 많은 사람들중에.. "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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