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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어린날의 운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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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자 [stellara] 쪽지 캡슐

2004-10-12 ㅣ No.4676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구르고 당기고 소리지르며  즐거운 일요일을 보냈네요.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푸르른 가을날을 보여주고 바람은 한들 한들 춤을 추어주고...

예쁜 색동저고리의 한복을 입은 '순자'(스텔라) 는 치마자락 흩날리며 사탕을 주우려 뛰어 갔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몇개의 사탕만 쥐어 들고 자리로 들어간 다른 꼬마들과 달리 그녀는 한복 치마 벌려들고 차곡 차곡 주위에 있는 사탕들을  모두 주워 담고 있었습니다.  많은 웃음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어보니 어느 선생님이 저를 데리려 오신겁니다.  다른 꼬마들은 모두 들어 갔는데 남아 있는 사탕을 다 줍기 위해 게임장에 홀로(?)남아 있던  소녀. 다음 게임을 진행해야 하는데 그 소녀는 사탕줍는 재미에 꼼짝을 안하니 선생님이 데리러 오신거지요.

 

 관중들은 배꼽을 잡고 웃느라고 대굴 대굴 굴렀다나요.

그후 오래 오래 그날의 단발머리 소녀의 이야기를 하며 웃음지었대요.

지금 그녀는 우렁이 각시되어  잘 살고 있습니다.

 

날렵한 몸매에 멋진 선그라스를 쓰신 주임 신부님과  늘씬한 체격에 티샤쓰 차림의  멋진 시몬 신부님, 두분  다  가시는 곳마다 인기 '짱' 이셨네요. 세분 수녀님은 하늘 하늘 가을 소녀가 되어 화사한 미소를 지어 주시며 함께하는 '우리' 가 되어 주셨네요.

개회선언을  우렁차게  선언해 준 우리 짝지도 멋이었고...

모두 함께 즐겁고  기쁜 운동회가 되었던 듯 싶습니다.

 

지금은 중년의 푸근한{?} 몸매의 아줌마가 되었지만 내 어린 날 까만 피부의 눈이 커다랗던 일곱살의 단발머리 소녀였던 '순자'는  어딜가도 귀염받던 소녀였어요.(나 만의 생각인가?)

그 해 가을날, 지금처럼 아름다운 가을날씨에 오빠가 다니던 초등학교 운동회날의 기억입니다.

흑산도 초등학교의 운동회가 열리던 날  한 여름 해녀생활을 하던 우리의 엄마들은 빼어난 물질을 하던 인어 공주의 몸매에 자신들이 가진 가장 멋진 한복을 차려 입으시고 올망 졸망한 어린것들의 운동회에 함께 갔습니다.

그땐 어떤 행사가 있을땐 어른들이 꼭 한복을 입으셨어요.

 

그날 하루는 모든 일을 재쳐두고 한껏 솜씨부려 푸짐한 음식 준비하여 하루를 온 동네의 운동회로 즐겼습니다.전복 꾸들 꾸들 말려 졸여 반찬으로 먹었던 기억,  지금도 침이 꼴깍 넘어가게 먹고 싶습니다.

 

호루라기 소리, 출발을 알리는 화약 총소리, 소고춤 추던 언니들, 기마전하던 오빠들의 우렁찬  고함소리,

'둥둥둥' 큰북 소리에 맞춰 줄다리기 하던 함성....  즐겁고 흥겨운 게임을 마치고 이번엔 아직 학교에 다니지 않는 사랑스런 우리 꼬마들의 참여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참여한 게임은 콩주머니를 던져서 공을 터트리는 게임인데 우리 꼬마들은 열심히 열심히 커다란 공을 향해 콩주머니를 던졌습니다. 드디어 터진 공속에선 색종이도 날리고 온갖 종류의 사탕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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