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따뜻한 편지 한 통을 기다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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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원 [jin1004] 쪽지 캡슐

2000-02-26 ㅣ No.1913


오늘은 내가 군대 가기 전날 밤입니다...

 

마음이 조금 심란한 것 같은데, 정확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편한가...?

 

 

 

사실 오늘까지 누군가의 메일을 기다렸지만, 역시 세상일은 뜻대로 잘 안되더군요...

 

TV의 드라마에서는 언제나 해피엔딩이던데...

 

나는 TV에도 안나와서 해피엔딩이 아닌가봐요...

 

 

인생은 마음먹은대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특히, 남녀간의 애정문제만큼은 결코 공식대로 되는 법이 없죠... 하하^^

 

 

 

지금은 내일 임관식 때 입을 정복도 다리고 계급장도 달고 여러 마크도 붙이고 있습니다...

 

제가 봐도 멋지게 생긴 옷입니다...

 

근데 이걸 봐줄, 아니 축하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나의 현실이여~!

 

하하... 제가 쌓은 업이라고 생각해야죠...

 

난 괜찮아, 난 괜찮아, 난 괜찮아... 진짜 괜찮아... 진성원은 대범한 사나이니까!

 

 

 

내일은 마지막 등교겠네요... 졸업도 못하고 군대가는 처량한 신세...

 

28개월이라는 시간은 길죠...

 

그 중에 처음 17주동안이나 훈련을 받을 걸 생각하면 까마득합니다...

 

그렇습니다... 17주라는 시간은 길죠... 4개월이라...! 와우~!!!

 

전라도 보병학교에서 17주동안 군사훈련을 거친 후 완전한 군인으로 개조(?)된 다음에

 

제가 배치받은 1사단으로 가게 될 겁니다...

 

 

천만다행으로 1사단은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답니다... 1시간 30분 정도지요...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

 

제가 사실 드리고 싶은 말은......

 

나 군대가면... 저에게 따뜻한 편지 좀 보내주세요!!!

 

17주간의 훈련을 받는 동안에, 더 나아가 나중에 2년동안 군대에 있을 때라도...!

 

나를 알고 계시는, 혹은 모르셔도 괜찮으니깐...

 

여러분의 위문편지를 보내주세요... 기다릴께요...!!!

 

나에게 힘이 되어주는 따뜻한 편지 한 통을 기다립니다...

 

저도 틈나는대로 답장을 열심히 보낼께요... 생각보다 전 편지쓰길 좋아한답니다!

 

 

이렇게 편지 부탁을 해 보기는 정말 오랫만이군요...

 

작년 8월에 입영훈련 들어가기 전에 해보고 처음인 것 같네...

 

 

휴우... 내가 생각해도 나 가엽다... 이렇게 허공에다대고 부탁하는 상황이...

 

엎드려 절받으려는 나의 옹졸함이...

 

그래도 전 스스로 이렇게 생각하려고 노력할래요...

 

지금 이것이 나에게 아픔이라면 혼자서 힘들어 하지 않고...

 

이렇게 억지로 용기를 내서라도 같이 해결하고 싶다...

 

알리고 싶다...아픔을 나누고 싶다...

 

뭐, 이런 식이지요... 하하^^

 

 

 

하여튼 모두들 힘내세요... 무슨 일이던간에 힘내세요~!

 

아픔은 나누면 절반이 된답니다... 그건 나누어 본 사람만이 알죠...

 

그 아픔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겠지만...

 

어쨌든 그 아픔을 나눌 수 있는 용기를 내보세요!!!

 

우선 주위에서 찾아보세요...

 

아니면 부족하나마 저에게도 연락주세요... 진짜로!(편지를 보내라는 우회적 설득^^?)

 

내 코가 석 잔데 무슨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느냐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사실 고민을 해결하는 건 내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랍니다...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해 고통을 나누고 조금의 위안과 힘을 주는 것이 나의 할 일이죠...

 

바로~! 편지를 통해서 말입니다...!!!

 

이렇게 하면 무슨 문제든지 해결할 수 있을 거에요! ok? ^^

 

 

 

너무 이야기가 만연하게 부푼 기분이... 하여튼 저는 잘 다녀오겠습니다!!!

 

제 훈련소 주소는,

 

nec.이나 다른 사람을 통해서 고덕성당 게시판에 올려 놓도록 할께요...

 

아니면 제가 성당으로 편지를 보내던가...(근데 어느 단체로 보내지?)

 

 

앗~! 지금 방금 소영이한테서 문자가 왔네요...

 

"성원 오빠 임관식 멋지게 마치고 오세요~ 오늘 푹 주무시구요...

 오빠 돌아오심 뵐께여~"

 

흐흑... 감격이다...! 엉엉...

 

원래 군인은 작은 것에 감동한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 기다릴께요...

 

 

내일(26일)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임관식을 한 다음에 그 날 저녁 성남 문무대에 들어가서

 

3박 4일동안 진짜 임관식 예행연습을 하죠... 진짜 임관식은 29일!

 

그리고 나서 3박 4일동안 휴가(?) 후에 3월 4일에 전라도로 입영열차를 탄답니다...

 

그래서 의리의 nec.에서는 3월 1일에 영화를 보고나서

 

그날 저녁 저를 위한 송별회를 해주대요... 벌써 가슴이 찡해진다~!

 

그 때 시간되시면 참여해 주세요...

 

자세한 시간과 장소는 김소영 모니카(019-371-4083)에게 문의를...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편한 밤 되세요...

 

이 글을 읽으실 때 혹시 오전이나 낮이면 좋은 하루 되세요...

 

담에 봐요~!

 

바이바이... 꾸벅(^^)(__)

 

 

p.s.

방금 소영이에게 또 문자가 왔군요... 제가 소영이에게 임관식을 앞두고도 왠지 힘이 없고

 

우울하다는 답을 보내자 소영이 왈,

"내일 일어나면 기분이 좀 나아질 거에여... 오빤 강골이잖아여...

 기운내시구 좋은 꿈 꾸세요..."

 

여러분께서도 같은 마음이시죠?

 

모두모두 너무 감사합니다...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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