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설(가해) 루카 12,35-40; ’23/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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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3-01-01 ㅣ No.5273

(가해) 루카 12,35-40; ’23/01/22

 

 

 

   

 

 

 

언젠가 인터넷에 이런 글이 떴습니다. 아마도 글의 내용은 여성이 쓴 것 같았는데 그 제목은 이제 당신의 아내를 한번 안아주세요!’라는 글입니다. 읽어드리겠습니다.

 

“TV를 켜면, 거리에 나가면 놀라운 몸매의 미인들이 넘쳐나지만, 당신의 아내의 넉넉한 뱃살은 헬스클럽에 등록하느니 남편 보약 한 첩, 애들 먹거리 하나 더 사들이는 아내의 넉넉한 마음입니다.

 

직장에도, 대학에도, 국회에도 똑똑하고 지적인 여인들의 목소리가 넘쳐나지만, 당신 아내의 넘치는 잔소리는 깨끗한 집, 반듯한 아이들 건강한 당신을 위한 아내의 사랑의 외침입니다.

 

결혼 전에는 새 모이만큼 먹더니 요즘은 머슴 밥 같이 먹어대는 아내, 당신의 아내가 아이들이 남긴 밥 접시 귀퉁이의 반찬까지 먹어치우는 것은 당신의 늦은 귀가로 밀려 돌아가는 식은 밥 남은 반찬의 음식쓰레기 처리가 두렵기 때문입니다.

 

모처럼의 가족 나들이에 세련된 화장 멋진 옷차림을 바랐지만, 당신의 아내가 편한 고무줄 바지에 헐렁한 티셔츠에 굽 낮은 구두를 신고 나서는 것은 사랑스러운 당신의 아이들을 더 잘 돌보려는 엄마의 소중한 마음입니다.

 

밖의 밥이 지겨운 당신,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지은 밥을 먹고 싶은 당신에게 아이들 앞세워 외식 타령하는 당신 아내의 외식 타령은 365일 밥 짓고 치우는 그녀가 반찬 걱정, 치울 걱정 없이 잠깐의 여유라도 찾고 싶은 소박한 소망입니다.

 

일주일 내내 일에 지친 당신 주말엔 그저 잠만 쏟아지는데 나가고 싶어 안달하며 볶아대는 당신의 아내! 그것은 당신에게 휴식을 주는 편안한 집이 당신의 아내에겐 출퇴근도 없이 쏟아지는 일거리를 처리해야 하는 당신 아내의 일터이기 때문입니다.

 

꿈 많고, 아름답고, 날씬하고 건강했던 당신의 그녀가 아무런 꿈도 없이 생각도 없이 하루하루를 그냥 살아가는 보통 아줌마가 되어버린 것은 당신에게 그녀의 일생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꿈이 바로 당신이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아가씨 때의 당당함은 어디로 갔는지 '자기, 날 사랑해, 사랑하긴 하냐구' 귀찮도록 따라 다니며 물어대는 당신의 아내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아무런 느낌 없이 아내이기 때문에 던져지는 키스와 포옹이 아니라 가슴 가득 안은 사랑을 사무치도록 전하는 그런 포옹입니다.

 

이제 당신의 아내를 안아주세요.

당신의 사랑이 전해질 때까지 꼭~~ 아주 꼭~~ 말입니다.

 

귀에 대고 속삭이세요.

'당신 정말 사랑해'라고.”

 

저에겐 읽기조차 부담스러운 글이지만, 여러분에겐 괜찮을 것 같아 읽어드렸습니다.

 

성당에서 신자 부부들을 볼 때마다, 겉으로 보기엔 모두 선남선녀요, 모두 멋진 남편, 아름다운 아내인지라 실제로 가정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저는 잘 모릅니다.

 

그리고 남이 볼 땐 훌륭하고 좋지만, 실제로 자신의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가 하는 것은 다른 문제로 보입니다. 밖에서 아무리 잘해도 집에서는 빵점인게 한국 남자요, 남자는 집안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무것도 모른다고 늘 부인들이 말하는 소리를 들어왔기에, 더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남이 실제로 좋아 보인다 하더라도, 그건 어디까지나 남입니다.

 

남의 장점과 내 배우자의 단점을 비교하면 내 배우자만 못나 보이고, 그런 못난이와 사는 나만 답답하고 슬프지 않겠습니까?

 

어떤 면에서는, 내 아내, 내 남편, 내 아버지, 내 자식이 내 마음에 들기 위해서는, 내 가족이 내가 바라는 대로 되었으면 좋겠건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지나친 요망사항에 불과한 것이고, 지금까지 우리가 겪어온 현실은 내 기대를 채워주지 못합니다.

 

그저 행복하려면 먼저 남이 변화되기를 바라는 내 욕심을 버리고, 내 가족의 현실 그대로를 인정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그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이야!” 하면서 제쳐놓고 비난하고 원망하기보다는, “그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지나친 기내나 요구를 하지 않고, 오히려 그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길이 내가 행복한 가정생활을 이루는 지름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그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도록, 하느님께서 나를 보내주셨다고 여기고, 그것을 마치 내 일생의 사명처럼 실행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나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배우자를 바라기보다, 내 배우자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내가 되면 더 좋겠습니다. 물론 서로가 서로를 채워주면 더 좋겠죠.

 

올 한 해 여러분이 노력하고 노력해서 여러분의 가정을 성가정으로 꾸미시고, 그렇게 여러분의 가정이 성가정이 됨으로써 우리 교회도 더욱 더 거룩하게 되기를, 유 신부님과 수녀님들과 함께, 1년 내내 여러분의 가정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오늘 설날을 맞아 올 한 해를 설계해 봅시다.

첫째, 2023년에, 주님께서 우리 가정에 꼭 이루어주시기를 바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한 가지씩 정하고 1년 동안 꾸준히 기도하며 실행합시다.

 

둘째, 2023년에는, 내가 우리 가족에게 그동안 살면서 꼭 해야만 했는데도 못하고 그냥 넘어갔지만, 올해는 이 일 하나만큼은 꼭 하겠다고 다짐할 것은 무엇입니까?

 

셋째, 2023년 한 해 동안, 내가 우리 가정의 행복과 평화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냥 열심히 하겠다’, ‘잘하겠다라고 막연히 정하지 말고, 구체적이고도 내가 실현 가능한 것을 하나씩 정해 노력하기로 합시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주님의 축복과 은총이 그득하시기를 빕니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루카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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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상차림

https://bbs.catholic.or.kr/home/bbs_view.asp?num=3&id=189500&menu=frpeterspds2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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