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시감상--------소 4-----------권정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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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일 [bagilhan] 쪽지 캡슐

2008-08-21 ㅣ No.7814

 
  
소 4
 
 
 
 
 
벙어리야 벙어리야.
소는 들어도 못 들은 척하고
보고도 못 본 척하고
소는 가슴 속에 하늘을 담고 다닌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 어디서나 고달프지만
소는 온 몸으로 그림을 그린다.
소는 온 몸으로 시를 쓴다.
 
 
 
코뚜레에 꿰어 끌려 다니면서도
소는 자유를 잃지 않으려 남을 절대 부리지 않는다.
 
 
 
들으면서도 못 들은 척하는
벙어리야, 벙어리야, 벙어리야,
 
 
 
소는 무거운 짐 혼자서 끌고
소는 온 몸으로 이야기 하면서 간다.
슬픈 이야기 한 발짝 두 발짝
천천히 천천히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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