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죽음은 부활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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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옥 [yimariaogi] 쪽지 캡슐

2008-01-26 ㅣ No.7879

      죽음은 부활의 완성 주님은 암 환자들이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면서 죽어갈 때, 그 죽음을 통하여 십자가의 죽음을 부활의 완성이라는 것을 깨우쳐 주십니다. 예수께서는 우리에게 부활의 생명을 주시기 위하여 지상에 오셨습니다. 부활은 믿음입니다. 부활은 이해하고 믿는 것이 아니라 믿고 생활할 때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부활은 하느님의 일이라 인간의 머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도 한때는 하느님을 부정했습니다. 과학을 하는 의학자로서 제 머리로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만 믿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이 계시다면..왜 ? 세상이 부조리로 가득 차 있느냐고 반문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과학을 알면 알수록, 인체의 신비를 알면 알수록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하느님이 계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은 이성으로 체험할 수 없습니다. 오직 믿음만으로 하느님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매일의 삶에서 우리 안에 계신 부활의 생명을 키워 나가야 합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저도 머지않아 죽음을 맞이할 것입니다. 신체적 아픔이 닥쳐오면 예수님이 당하신 채찍질에 봉헌하고 정신적 고뇌에 시달리면 예수님이 쓰신 가시관에 봉헌하고 영신적 고통이 찾아오면 게쎄마니 동산의 피땀 흘리심에 동참하고 마지막 숨소리로 헐떡일 때 “아버지, 제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루가 23. 26)하고 기도하겠습니다. 그리스도와 같이 죽은 것입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기를 바랍니다. “(필립 3. 10-11)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말기 환자는 죽음이 가까워 오면 먹지도 못하고 마시지도 못하고 힘이 없어 걷지도 못합니다. 이 상태가 되면 우리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모든 것이 무의미해져 버립니다. 돈, 명예, 권력 등 모든 인간적 가치가 사라지고 우리를 얽어매고 있던 허상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게 됩니다. 또한 죽음 앞에서 인간의 생명이 허무하게 꺼져가는 것을 실감하면서 모든 인간적 자존심이 사라지고 인간은 흙에서 나왔음을 처절하게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서 지나온 삶을 뒤 돌아 보며 가치 있게 살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기 시작합니다. 모든 세상적인 것이 사라지는 죽음 앞에서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뒤돌아 볼 때, 우리는 욕망에 사로잡혀 서로 사랑하지 못했음을 깨닫고 회개의 눈물을 흘립니다. 무엇보다도 말기 암 환자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통증입니다 말기 암 환자들은 불안, 초조, 근심걱정이 많고 특히 불면증으로 고생을 합니다. 가장 문제 되는 것은 한 마디로 먹지 못하는 것입니다. 식욕감퇴, 입맛장애, 오심과 구토, 입 안의 염증으로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식욕이 있고 먹을 수 있을 때가 좋은 시점이니 그 때는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을 대접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실감하면서 식사 때마다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우리는 매일 숨을 쉬고 살지만, 그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 없이 무관심하게 지내는 것이 보통입니다. 어느 날 성체조배 때 주님께서 저에게 깨우쳐주신 것은 말기 암 환자가 임종의 고통 속에서 헐 떡 이며 하느님을 부르짖을 때, 그 때가 바로 2천 년 전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몸부림치시면서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마르 15. 34)하고 부르짖는 순간이라는 것입니다. 십자가에 달린 예수께서 시공을 초월하여 지금 이 순간 여기에 계시다니! 예수께서 가장 작은 형제에게 한 것이 바로 당신에게 한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한 사랑으로 임종환자를 돌볼 때 놀랍게도 주님은 그 환자들이 바로 주님이심을 깨우쳐 주셨습니다. - 이 경식 박사의 글 중에서-


      마스네 - 명상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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