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매일 매일 감사해야 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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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수 [sandyjeong] 쪽지 캡슐

2004-06-22 ㅣ No.3042

+ 찬미 예수님!

 

매일 매일 주님께 감사하며 살아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며, '마을 사랑방'엘 잠시 들렀습니다. 처음 방문하는 터인지라 웬지? 두려움도 있지만... 용기를 내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인 형제님들을 만난 기쁨과 고마움의 마음으로...

 

레지오 단원이 된 지 꼭 한달. 두려움 반(半) 소명(?) 半으로... 어쩌면 저 자신을 더 알고 싶었는지 모를.... 무작정 부딫쳐 보기로 나섰습니다.

 

6월 20일 주일 미사후, 형제님들과 함께 양재동 고속도로변 '信望愛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가파른 언덕을 오른 저의 눈에 첫번째 들어온 것은 입구에 보일까 말까 서 있는 작은 화강암 비석의 비문 "젊은 (26세/29세) 두 형제님! 97년 화재로 주님의 부름을 받다." 그 날따라 내리는 비는 마치 물 먹은 창호지처럼 매양 저를 아래로 아래로 끌어 내렸습니다.

 

떠나기 전, 아내 (카타리나)의 말이 생각 났습니다. "당신이 어떻게 목욕봉사를 한다고?" 20여명의 행려자 형제들의 목욕봉사를 간 첫날! 단장님의 권유로 목욕 끝난 형제들의 물기만 닦아주라고... 하지만, 무턱대고 욕탕으로 들어갔습니다. 처음 맡아 본 그 엮겨운 냄새는 어쩌면? 저 자신만이 모르고 있었던 나의 그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마치고 나오는 길목에서 "감사하다!"고 들 수도 없는 손사레로... 누운 채 눈만 껌벅이며... 빙긋이 웃으며 어눌한 말 솜씨로 인사를 하더군요. 참으로 오랜만에 받는 평화로운 인사였습니다.

 

성모님께 '주모경'을 바치고 나오는 순간! 빗물인지? 눈물인지? 구분할 수 없는 복받치는 마음을 누르고 다른 레지오 형제들께 보일까? 조심하며... 돌아오는 길, 레지오 형제들께 깊이 머리 숙였답니다. 저로 하여금 '매일 매일 감사해야할 이유'를 가르쳐 주신 형제들... 감사합니다!

 

다음 번 봉사가는 날, 그저께 목욕시킨 제 아우같은 젊은, 유남히 피부가 하얗던 형제님! 제손으로 다시 씻길 수 있기를... 기도 드립니다. (두 세번 방문하는 동안 다시 볼 수 없는 형제들이 많다는군요. 주님의 부르심으로......)

 

오늘도 주님께 기도 드립니다. "주님! 소년소녀 가장들, 실직자, 노숙자, 행려자 그리고 고아들... 오늘도 굶지 않게 하시고..."

 

아우구스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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