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관동성당 자유게시판

수험생 그대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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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현 [he486han] 쪽지 캡슐

2001-09-24 ㅣ No.1683

반팔 셔츠가 왠지 을씨년스럽게

느껴지는것은 어쩔수 없는 계절의 변화인듯 싶습니다.

이제 두 장만 뎅그러니 남은 달력 앞에서 가장 초조하고 힘든 이들이 있다면 바로 입시를 눈 앞에 둔 우리 수험생들 일 것 입니다.

그리고 그 수험생보다 더 긴장해 있는 우리의 어머니들, 자녀에 대한 사랑과 기대와 희망으로 우리의 어머니들은 지난 찜통 여름과, 황금의 가을이 어떻게 왔는지, 오직 무사히 입시를 통과할 것 만이 당면과제이니 그 집안에 수험생이 한 명 있으면 그 수험생에 의해 가정 생활이 좌지우지 되는 우리나라 입시 현실입니다. 그 옛날 호롱불 아래서 공부하는 자녀 옆에서 그 불빛을 받으며 바느질하며 마냥 애잔한 눈길만 주던 옛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은 이제 전설인듯 합니다.

교육은 강요나 충고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닌듯 합니다. 타고난 자질과 각 개인의 신체적 요소와 확고한 목표, 그리고 부모님의 뒷받침과 보살핌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자녀를 사랑하면 할수록 그 사랑에 못지 않은 냉철한 이성적인 판단도 부모님들에겐 있어야 합니다. 또 입시생 본인들은 꼭 대학에 가야할 이유와 가지 않아도 될 이유를 누구의 충고나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닌 자기 힘으로 찾아내십시오. 그런다음 만일 마음먹은대로 좋은 결과가 아니었다면 그대들은 운이 나빴던 것이지 결코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실패의 경험이 있는 사람은 그러하지 못한 사람보다 훨씬 성공하는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믿으십시오.

그대들은 너무나 젊기 때문에 당당히 도전하면 안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또 우리에겐 뒤를 봐주는 너무나 든든한 주님이 계시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우리가 아무리 믿고 의지하고 있는 주님께서도 약간의 심술은 있으신듯, 어떤 선물을 우리에게 주실 때는 항상 고난의 보자기에 싸서 주신다는 것을 기억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 고난의 보자기에 싸여진 선물이야말로 그대들에게 지혜와 또 다른 좌절에 싸워 이길 수 있는 용기와 무한한 가능성일 것입니다.

노력이 없이는 보람도 없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입시, 조급함을 없애고 침착하게 성실히 시간을 보낸다면 머지 않은 날에 수고하고 애쓴만큼의 결과는 올것이리니... 그리하여 지난 여름의 찜통더위에도 피서대신 책과 씨름했던 그대들은 시험을 치른 후에 당당히 말할 것입니다. "주여!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하였습니다."라고 말입니다.

 

                                        고3입시생 딸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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