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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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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수 [innasio] 쪽지 캡슐

2003-03-15 ㅣ No.2573

지하철에서 어떤 학생이 책을 읽고 있었다.

 

바로 그 앞에 백발의 노부부가 서 있었다.

 

꾸부정한 모습으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손을 맞잡고 있었다.

 

서둘러 달려온 세상의 끝에 서서 그들은 느릿느릿 말을 주고받았다.

 

골 깊은 주름살과 눈가의 잔주름이 많았다.

 

팔뚝에는 힘없이 흐르는 핏줄이 보였다.

 

학생은 노부부를 흘끗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다시 열심히 책을 읽었다.

 

그는 올빼미처럼 양미간을 찌푸리며 뚫어져라 책을 바라보고있었다.

 

날카로운 그의 눈빛에, 책이 구멍날 것만 같았다.

 

바로 그때,

출입문에 몸을 기댄 뚱뚱한 아주머니가 혀를 차며 말했다.

 

"책은 읽어서 뭐해. 어른도 공경 못하면서, 쯧쯧."

 

----------------------------------------------------이 철환 소설집 연탄길2 중에서---

 

! : 신앙인이라 자칭하는 내 모습이 이웃의 눈에도 진실한 신앙인으로 보이기위한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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