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성당 게시판

"내 능력은 약함 중에 드러납니다."

약함은 우리가 죄를 짓고 하느님을 잊는 그런 약함이 아니라,

하느님께 자신을 온전히 맡기고 있는 그대로 내어 보이고 내어놓는

그런 약함을 말합니다.

우리는 강해지려고 애쓰다가 하느님이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시려는 것을 방해할

때가 있습니다. 어렸을 때 어떻게 쓰기를 배웠습니까? 어머니가 손에 연필을 쥐어

주고 어머니 손안에 우리 손을 잡혀 연필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어머니가 하자는 대로 완전히 맡겼습니다.

하느님의 능력이 약함 중에 나타난다는 것은 이런 것을 뜻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계속 가르치시려고 하는 것 중의 하나는 최대의 상상과 세밀한

계획 하에 모든 걸 해결하려는 우리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신뢰를 하느님의 손안에

굴복하고 맡기는 연약함으로 바꾸시려는 것입니다.

                             - 안토니 블룸, 『기도의 체험』중에서